길이 299m, 적재용량 18만㎥…파나마 운하 통항 LNG수송선 중 최대 규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 E&S가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시운전 중인 민간 기업 최초의 액화천연가스(LNG)수송선을 공개했다.

17일 SK E&S에 따르면 이번에 건조된 선박은 1호선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 2호선 '프리즘 브릴리언스(Prism Brilliance)' 등 두 척으로, 오는 4월 말 명명식을 가진 후 본격 출항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 국적의 LNG선은, 총 27척으로 모두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하는 LNG를 운반하고 있다. SK E&S는 이번 선박이 민간 기업이 직수입할 LNG를 운반하는 국내 최초의 선박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선박은 지난 2016년 5월 SK해운과의 용선계약을 시작으로 3년 간의 건조 과정을 거쳤으며, 2020년 상반기부터 미국 멕시코 만에 위치한 프리포트 LNG 액화터미널을 통해 미국산 셰일가스를 운송할 예정이다.

SK E&S가 보유할 두 척의 LNG 선박은 모두 멤브레인형으로, 길이 299미터, 폭 48미터다. 디젤이나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하며, 한 번에 약 7만 5000톤의 LNG를 싣고 19.5노트(시속 36km)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멤브레인형 LNG선은 선체에 직접 단열자재를 설치하고 탱크를 만드는 형태로, 같은 크기의 다른 선박보다 더 많은 LNG를 운송할 수 있다. 선체 특성상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 운항 성능도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이 선박은 최신 화물창 기술을 적용해 LNG 기화율(손실율)을 0.085%/일로 최소화했으며, 연료 효율이 우수한 최신 엔진을 탑재했다. 스마트쉽 솔루션 적용을 통해 육상에서도 운항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어 선박 운항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 시운전 중인 SK E&S LNG수송선/사진=SK E&S


SK E&S는 이번 수송선 건조가 LNG 밸류체인에 있어 미드스트림 분야를 완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LNG 밸류체인은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운송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단계까지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는데 가스를 개발·생산하는 업스트림 △가스를 액화해 운송·기화하는 미드스트림 △발전소 등 최종 사용처에 공급하는 다운스트림 등 세 단계로 구성된다.

SK E&S는 오래 전부터 LNG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해왔다. 업스트림 분야에서는 2005년 인도네시아 탕구 천연가스 장기 공급계약 체결, 2012년 호주 깔디타-바로사 가스전 투자, 2014년 미국 우드포드 가스전 사업투자 등을 단행했다.

다운스트림 분야에서는 2006년 가동을 시작한 광양천연가스발전소를 비롯해 파주천연가스발전소·하남열병합발전소·위례열병합발전소까지 전국에 총 4개의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GS에너지와 공동으로 투자한 보령LNG터미널이 2017년 가동을 시작하면서 면모를 갖춘 미드스트림 분야는 SK E&S가 LNG선을 건조하면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액화된 천연가스를 국내 LNG터미널로 운반해 저장해뒀다가 재기화해 직접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는 모든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박형일 SK E&S LNG사업부문장은 "이번 건조를 통해 SK E&S는 독자적으로 LNG를 운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 글로벌 LNG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며 "경쟁력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로 도입, 에너지 안보에도 일정 부분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 LNG 주 수입선인 중동·동남아 국가들은 정치·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데다 도착지 제한규정 등 불공정 약관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미국산은 구매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계약관행이 없고, 특히 유가에 연동되지 않아 고유가에도 가격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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