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서 생존한 경기도 안산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29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법정 증언에서 “친구들은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 죽은 것”이라며 “선원들을 엄벌해 달라”고 울먹였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단원고 학생 22명을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 세월호 침몰 당시 모습/뉴시스

단원고 생존 학생들 모두 사고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remember 0416'이라고 적힌 노란 팔찌를 차고 증언에 나섰다.

단원고 학생 A양은 “배가 기울면서 물이 차자 복도로 나갔고, 박지영(승무원) 언니가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했다. 이후 옆으로 굴러 떨어지셨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언니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학생 B양은 “침착하게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가만히 있으면 구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나왔다. 어떤 아저씨들이 소방호스를 연결해줘서 그걸 잡고 가까스로 벽을 타고 탈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C양은 “물로 뛰어 들었다. 같이 뛰어든 친구 중 1명은 갑판으로 나갔는데 휩쓸린 친구는 나오지 못했다”며 “수학여행 가다가 사고가 난 게 아니라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 죽은 것이다. 선원들이 가벼운 징역을 받고 나오길 바라지 않는다”라며 강력한 처벌을 주장했다.

D군은 "계단쪽으로 친구들 15명이 휩쓸려가는 것을 봤는데 모두 살아오지 못했다"며 "친한 친구 13명 중에 저 혼자 살아와 쓸쓸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왜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은 건지 이유가 궁금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학생들은 "해경 헬기 소리가 들려 살았나보다 했는데 계속 기다리기만 했다" "해경은 바다로 뛰어내린 후 건지기만 했다" "친구들은 해경이 도착했다고 해서 믿고 계속 기다렸다"며 해경을 원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