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무려 1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무려 35년 만에 나온 역대 최장 기록에 해당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기업’ 매수에 의해 견인된 지수 상승은 오히려 국내 증시 기초체력의 한계를 노출시켰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71포인트(-0.12%) 떨어진 2245.92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무려 13거래일간 내리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가 지난 17일 소폭 하락하며 신기록 행진을 멈췄다. 타이기록이긴 하나 13일 연속 상승은 무려 35년 만에 나온 역대 최장 기록에 해당한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역대급’ 상승 기록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 13거래일간 딱 하루(4월 10일)를 빼고 12일간 국내 주식을 2조 4846억원어치 쓸어 담았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지난 4월 15일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순매도 흐름을 나타냈다. 기관은 6거래일은 순매수, 7거래일은 순매도 포지션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들은 대기업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13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로 매수액은 무려 7600억원 수준이었다. 뒤이어 SK하이닉스(2700억원), 삼성전기(1670억원) 등의 순서로 순매수했다. 이들 세 기업에 대한 매수금액만 합쳐도 총 1조 1970억원에 달한다.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이 대기업에서 나온 것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에도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지 못한 원인은 매수세가 특정 종목에 편중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이번 연속 상승 기간의 코스피 상승률은 5.7%로 1984년 당시 10% 가까이 올랐던 상승률에는 못 미쳤다.

결국 이번 신기록 행진이 도리어 국내 증시 기초체력의 한계를 드러내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우량주 위주의 투자패턴은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대기업 이외의 다른 종목들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져 몇몇 종목이 코스피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만약 이들 대기업이 실적 악화 등의 악재로 주가부양 재료가 고갈되면 소수 종목은 물론 국내 증시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애널리스트 다수는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코스피지수가 보이고 있는 제한적인 상승세의 원인은 상장 기업의 (부진한)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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