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또 하나 찬란한 역사를 만들었다. 아시아선수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2018-2019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활약이 토트넘을 사상 첫 4강으로 이끌었다.

토트넘은 2차전에서 3-4로 패했지만 1차전 홈경기 1-0 승리로 합계 스코어 4-4 동률을 이뤘다. 그리고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맨시티를 제치고 구단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도 대단히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았지만 손흥민 개인적으로 이날 두 골은 큰 의미를 품고 있다. 아시아 선수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최다 득점 신기록을 수립한 것.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손흥민은 유럽 진출 후 챔피언스리그에서만 총 12골을 기록, 우즈베키스탄의 전설적 골잡이 막심 샤츠키흐가 갖고 있던 아시아선수 최다 11골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은 크리스티안 호날두(유벤투스)의 126골이다. 손흥민의 10배가 넘는 기록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아시아선수 최다골 기록은 놀랍고도 위대하다.

아시아선수가 유럽 무대에서 뛰는 것 자체가 출중한 능력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많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서는 선수는 몇 안된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설 정도의 팀에서, 그것도 주전공격수로 뛰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위 '빅4'로 불리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리그에서도 이전 시즌 성적 상위 4개팀만 출전할 수 있다. 

세계적 스타들이 몸담고 있던 팀에서 괜찮은 대우를 받는데도 이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경우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12골 가운데 3골을 독일 레버쿠젠 시절 넣었고, 토트넘 이적 후 9골을 터뜨렸다.

12골에 이르기까지 기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첫 골은 레버쿠젠에서 뛰던 2014년 10월 벤피카와 조별리그에서 뽑아낸 것이었다. 그리고 4년 6개월만에 12호 골을 넣었다.

샤츠키흐는 우크라이나 명문 디나모 키예프에서 1999-2000시즌부터 시작해 10년간 11골을 넣었다.

샤츠키흐의 기록과 비교해 보면 손흥민이 신기록의 새로운 주인공이 된 짧은 기간이 놀랍기만 하다.

더군다나 손흥민의 나이 이제 27세. 이제 본격적인 전성기다. 앞으로 얼마나 더 챔피언스리그 골 기록 행진을 이어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손흥민이 아무리 잘 해도 소속팀이 본선에 나가지 못하면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추가하지 못한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제 손흥민은 유럽 전체가 주목하는 톱클래스 공격수가 됐다.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팀이 공격력 보강을 위해 손흥민을 모셔갈 수도 있고, 손흥민이 팀을 골라 이적할 수도 있다. 그런 위치가 돼가고 있다. 

손흥민이 아시아선수 최다골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일본과 중국에서도 찬사를 보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데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손흥민으로 인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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