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통신업종과 지속적으로 사업 제휴를 맺어왔던 KB국민은행이 이번에는 통신판매업에 손을 뻗었다.

오는 하반기 '알뜰폰'과 결합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10년 전 내놨던 'Bank-On(뱅크온)'과 'M-Bank(엠-뱅크)' 사례와 같은 혁신 서비스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은행에서 통신 사업까지 벌이면서 내부적으로는 고심하는 상태다. 서비스 판매 인력 문제나 통화 품질 관련 A/S 문제 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국민은행은 알뜰폰 판매 때 온라인으로 유통망을 형성한다거나 이동통신사와의 인력 교환 등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하반기부터 알뜰폰 판매 사업에 나선다. 이동통신망사업은 은행의 고유 업무가 아니지만 금융당국이 규제 혁신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휴대폰 판매를 허용해 줘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이번 규제 특례에 따라 국민은행은 금융과 통신서비스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성 중이다.

우선 휴대폰 속에 자사 디지털 앱(App)을 필수적으로 설치해 가입자 수를 늘릴 계획으로 본인인증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휴대폰에서 스마트뱅킹 등을 실행하게 될 경우 기존까지는 공인인증서와 같은 본인 인증 절차가 필요했는데, 은행으로부터 휴대폰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만큼 본인 인증 절차를 간소화시키겠다는 계산이다.

과거 국민은행은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한 적 있어 사업 구축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LG텔레콤과 손 잡고 모바일뱅킹 '뱅크온'을 선보였다.

은행에서 구입한 유심(USIM)칩을 휴대폰에 꽂으면 별도의 인증 절차없이 모바일뱅킹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이 서비스는 출시 3달 만에 가입자 수 23만명을 넘어서는 등 흥행을 이어갔지만 통신사와의 갈등으로 결국 판매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05년 비슷한 사업 방향으로 SKT, 키움증과 손 잡고 유심칩을 활용해 증권과 은행 업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엠-뱅크' 서비스를 선보여 혁신 금융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이동통신사 사업자 선정이다. 은행은 통신사가 아니기 때문에 LGU+, SKT, KT와 업무협약을 맺는 문제가 남아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LGU+와 협업할 것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동안 다방면에서 사업을 제휴해왔던 만큼 LGU+ 측과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GU+의 경우 최근 알뜰폰 판매 시장 1위인 '헬로모바일'을 가지고 있는 CJ헬로와 인수합병에 나선 상태라 향후 알뜰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회선 가입자 중 LGU+의 실적이 가장 저조한 것도 약점이다. 여기에 경쟁사인 SKT는 KEB하나은행과 손을 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한 상태라 국민은행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낮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수의 통신사와 제휴할 지 특정 회사(LGU+)와 제휴할 지는 내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달 초 규제 특례 사업자로 허용된만큼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사례는 이번이 두번째다. 우정사업본부(우체국) 또한 현재 알뜰폰 판매 사업을 영위 중이기 때문이다.

우체국의 경우 알뜰폰 판매 때 영업점 창구 뿐만 아니라 온라인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국민은행 또한 이같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 상담을 진행하는 은행의 업무 특성상 전문 인력 확보, 서비스 제공 시간 차원에서 온라인으로만 휴대폰을 판매하고 유심칩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통신 업무의 특성상 향후 있을 통화 품질 관련 문의 등의 문제도 있어 통신사 내부 직원이 은행에 파견돼 업무를 볼 가능성도 있다. 과거 국민은행은 LGU+와 통신 업무를 제휴하며 이같은 방안을 실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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