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대던 여야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에 헌신” 한목소리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8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택에서 김 전 의원 쓰러져 있는 것을 주택 관리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오후 5시 4분께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1948년 전남 목포 출생인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다만 2006년에는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김 전 의원은 1971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 공안당국으로부터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90년대 이후로는 파킨슨병을 앓다가 최근 병세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이 별세하자 이전까지 으르렁대던 정치권은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리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님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통일에 헌신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김 전 의원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1980년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를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해 평생 아버지 김 전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며 “1997년 대선에서 고인은 ‘뜨거운 형제애를 가진 영원한 정치적 탯줄’로 여긴 연청과 전국을 누비며, 김 전 대통령 당선과 평화적이며 수평적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전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김 전 의원의 국가를 위한 애국심과 생전 의정활동에 대해 알고 계시는 많은 국민들이 크게 안타까워 할 것”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기렸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김 전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인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의 역경과 고난을 함께 한 분”이라며 “시대와 역사를 위한 김 전 대통령의 위대한 여정을 같이 한 아들이자 동반자로서 김 전 의원을 빼놓을 수 없음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15·16·17대 국회의원으로서 훌륭한 의정활동의 족적을 남긴 김 전 의원은 군부 고문 후유증으로 투병해왔다. 그렇기에 더욱 애통함과 슬픔이 크다”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아버지 곁에서 민주화 선구자로서 영면하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고인은 생전에 김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정치적 동지였다”며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지병으로 끝내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암울하던 시절 민주연합청년동지회를 결성해 이 땅의 민주화 운동과 김 전 대통령 당선에 큰 힘을 보탰다”며 “어려운 시절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적 역정을 같이한 고인의 족적은 이땅의 정당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민주화와 인권을 향한 고인의 의지를 계승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에 의해 고문 등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민주화를 향한 고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며 “민주화를 꽃피우는 데 헌신한 김 전 의원의 영면을 기원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지난 1996년 4월 16일 국민회의 당선자대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