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부상에서 회복해 마운드로 돌아온 류현진(32·LA 다저스)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겼다.

류현진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타선 침묵으로 0-5로 패해 류현진은 시즌 첫패배(2승)를 안았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해 첫 등판에서 보인 피칭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92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구속은 148km가 나왔고, 삼진을 9개나 잡아낼 정도로 구위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부상 재발에 대한 걱정을 떨쳐내며 앞으로 활약에 기대감을 갖게 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전 피칭 도중 자진 강판의 원인이 됐던 왼쪽 사타구니 통증은 지난해 류현진에게 100일 이상의 공백을 안겼던 부위여서 걱정이 많았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빠른 회복을 보였고, 이날 복귀 등판에서 정상적으로 피칭을 소화해 걱정을 떨쳐냈다. 개막 초반 2연속 호투(3월 29일 애리조나전 6이닝 1실점, 4월 3일 샌프란시스코전 7이닝 2실점)했던 기세를 되찾으면 다시 본격적으로 승수 사냥에 나설 것이다.

다만 류현진은 한 가지 과제를 받아들었다. 홈런을 맞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까지 시즌 4경기 등판한 류현진은 총 20⅓이닝을 던져 18안타를 맞고 7실점했다. 그런데 18안타 가운데 홈런이 5방이나 됐다. 7실점은 모두 홈런에 의한 것이었다. 즉, 홈런을 맞지 않으면 한 번도 실점하지 않았다.

3월 29일 애리조나와 개막전 1실점은 애덤 존스에게 솔로포를 맞고 내줬다. 3일 샌프란시스코전 2실점은 상대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에게 허용한 투런포로, 9일 세인트루이스전 2실점도 마르셀 오수나에게 허용한 투런포로 내준 점수였다. 이날 밀워키전에서는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연타석 솔로포를 맞고 2실점했다.

류현진은 원래 많은 홈런을 맞는 투수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초반인 2013년 30경기서 15개의 홈런을 맞았고, 2014년에는 26경기서 8피홈런에 그쳤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2017년 25경기서 22홈런을 내줘 피홈런 개수가 늘어나긴 했으나 지난해에는 15경기서 9개의 홈런만 맞았다.

이번 시즌에는 4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는데 벌써 5개의 홈런을 맞았다. 마운드 운영에 노련미가 더해진 류현진은 웬만한 위기 상황에서도 잘 실점하지 않는 편이지만, 스스로 '홈런 주의보'는 발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