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2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에 합의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전했다. 이에 여야 4당은 오는 25일까지 정치개혁·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완료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보였다. 특히 공수처와 관련, 민주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바른미래당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줄곧 요구해왔다. 이후 바른미래당이 조정안을 제시했고, 민주당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홍 원내대표가 조정안을 부정하면서 패스트트랙 추진은 사실상 좌초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합의문에서 공수처법은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설되는 공수처에는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신청할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 중 판사,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이 기소 대상에 포함된 경우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 견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또 공수처장추천위원회에는 여야 각각 2명씩 위원을 배정하고, 공수처장은 위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천된 2인 중 대통령이 지명한 1인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기로 했다. 공수처 수사·조사관은 5년 이상 조사·수사·재판 실무경력이 있는 자로 제한했다.

아울러 검경수사권조정은 그간 사개특위 4당 위원들 간의 합의사항을 기초로 법안을 마련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다만 검사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해선 제한하는 것으로 변경하되 법원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법안의 본회의 표결 시에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순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은 내달 18일 이전에 처리하기로 했고,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안의 처리 일수를 단축하는 등의 국회법 개정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방안 등 합의안 브리핑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