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작업이 끝난 미륵사지 석탑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백제 무왕(재위 600∼641) 때 건립된 현존 최고(最古)·최대(最大)의 석탑인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에 걸친 해체·보수 작업을 마쳤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30일 오후 2시 전국 익산 미륵사지에서 전북도, 익산시와 함께 '보수정비 준공식'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미륵사는 금당과 탑을 세 개씩 건립한 삼원식(三院式) 사찰이었는데, 국보로 지정된 석탑은 서탑으로, 한국 목탑이 석탑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문화재다.

하지만 16세기 절이 황폐화되면서 상당 부분 훼손돼 6층 일부만 남았으며,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붕괴한 부분을 시멘트로 땜질해 응급 보수했으나, 1998년 구조 안전진단에서 콘크리트가 노후하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판정이 났다.

문화재위원회는 1999년 석탑 해체와 보수를 결정했고, 연구소는 2001년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가, 석재를 하나하나 떼어내고 185t에 달하는 콘크리트를 제거한 뒤, 재조립하는 데 16년이 걸렸다.

이어 보수 작업을 위해 설치한 대형 가설 덧집과 울타리를 올해 초에 철거했다.

이렇게 20년 간의 보수작업을 마친 석탑은 높이 14.5m, 너비 12.5m로, 사용한 부재는 1627개이고, 무게는 약 1830t이다.

옛 부재 중 81%를 다시 사용했고, 새 부재는 익산에서 나는 화강암인 황등석을 가져와 사용했는데, 옛 부재와 새 부재 비율은 각각 65%, 35%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미륵사를 창건한 인물이 '좌평 사택적덕(沙宅績德)의 딸이자 백제 왕후'이고, 사찰 건립 시기가 639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리봉영기가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삼국유사'에는 미륵사를 창건한 주체는 백제 무왕과 그의 왕비이자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라고 기록돼 있으나, 사리봉영기에는 왕후가 사택적덕 딸로 돼 있어, '서동요' 설화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미륵사지 석탑은 단일 문화재로는 최장 기간 보수가 이뤄진 사례"라면서 "석탑의 진정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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