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난 24일 이사회 열고 조원태 신임 회장 선임
"꾸준한 지분 확보로 경영권 위협하는 KCGI 방어 관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칼 회장 자리에 오르며 한진가의 3세 경영이 본격 개막했다. 다만 최근 KCGI가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난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조 신임 회장은 한진그룹의 대표로서 경영을 이끌게 됐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라며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2003년 8월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으로 담당한 조 신임 회장은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를 거쳤다.

오는 6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직도 맡게 될 예정이다.

이로써 조 신임 회장의 표면적인 승계 작업이 완료 됐지만,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의 꾸준한 지분 매입으로 적신호가 켜졌다. 

   
▲ 조원태 한진칼 신임 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앞서 KCGI는 지난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고 조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한 바 있다. 당시 고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찬성 65.46%, 반대 33.54%로 통과됐다. 

그러나 KCGI가 꾸준히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어 우호 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 3월 주총에서 조 신임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재선임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주총 전까지 조 회장의 우호 지분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4.98%로 지난 3월 보다 2.18%포인트 늘어난 상태다. KCGI는 고 조 회장이 별세한 지난 8일 이후에도 그레이스홀딩스, 디니즈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 등을 통해 6차례에 걸쳐 지분을 사들였다.

조 신임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2.34%다. 때문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고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한진칼 지분 17.84%(우선주 제외)를 확보해야 한다. 

해당 지분을 상속받으려면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한 할증 20%와 최고 상속세율 50%가 적용돼 상속세 규모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 신임 회장은 향후 배당 확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 5년 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의 지분 매입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KCGI의 입김은 세질 수밖에 없다”며 “회장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경영권 강화를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