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및 LiBS 생산력 확대
저유황유 시장 정조준…VRDS 건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및 이란을 둘러싼 갈등을 비롯한 난관 극복을 위해 '딥체인지 2.0' 가속화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어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6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805억원(53.5%) 감소한 것이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석유·석유화학 등 주요 제품의 마진은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비우호적인 시황을 돌파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사업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행렬의 선봉에는 배터리사업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사업은 올 1분기 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재고 관련 손실 감소 등 운영비 절감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238억원 개선됐다.

   
▲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전기차배터리 공장 조감도./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9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해 △전기차배터리 제품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FCW를 비롯한 미래차 핵심부품을 선보였다.

수주잔고 역시 늘어나고 있다. 윤형조 배터리사업지원 실장은 지난 25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수주잔고 430GWh를 확보한 상태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말 대비 100GWh 이상 늘어난 것으로, 2017년말과 비교하면 6~7배 증가했다"며 "올해 전체 투자 계획(3조원)의 절반 가량을 배터리·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에 할당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2월 헝가리 제2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에 9452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의 생산기지는 국내(서산)·중국(창저우)·미국(조지아) 등 5곳으로 늘어나게 되며, 생산량은 2021년말 기준 30kWh 전기차 67만대 분량인 20GWh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 SK이노베이션 증평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아울러 소재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출범시켰으며, LiBS 생산량 확대를 위해 증평 공장 증설 및 중국 창저우·폴란드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증평에서는 폴더플폰 핵심 소재로 불리는 FCW 생산공장도 건설하고 있으며, 2공장 증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른 저유황유 수요 확대도 호재로 꼽힌다. 이는 내년 1월1일부터 전 세계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벙커C유 대신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IMO 2020에 따라 경유 마진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건설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자금과 울산 컴플렉스(CLX) 내 2만5400평 부지를 할당했으며,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설비는 내년 초 완공 예정으로, 일일 3만8000배럴의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평가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유가와 마진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손익 영향 최소화를 위해 딥체인지2.0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더욱 가속화, 미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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