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세곡지구, 상계동 등 잔여 12가구 공급
SH "전매제한 지났고 최초 공공분양 성격 아냐"
[미디어펜=손희연 기자]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서울 내곡지구1단지·세곡2지구·상계동에 위치한 공공분양아파트 잔여가구 물량을 채우기 위한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들 잔여가구는 전매제한이 지났고,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로또 아파트'로 지목받으며 예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현금 부자의 잔치로 변질되는 것이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춰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최초 분양가 대비 분양가 증가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입주가 끝난 시점의 호가 시세를 분양가에 반영해 차익을 고스란히 SH가 챙기는 것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 내곡1단지·2단지,세곡2지구6단지, 상계동의 분양가.사진=SH공사 공고문 캡처

SH는 지난 23일 이미 입주가 끝난 서초 내곡지구 1단지(1가구)와 2단지(8가구), 강남 세곡2지구 6단지(2가구), 노원 상계동(1가구) 공공주택 잔여 12가구를 재공급을 진행해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다.

해당 단지 전매제한 기간이 이미 지난 상태이기 때문에 입주 후 바로 거래가 가능하다. 분양가는 현 시세보다 20% 가량 낮다. 

내곡지구1단지(서초더샵포레)는 전용면적 84㎡H 분양가는 9억7900만원이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시세액은 전용 84.3㎡가 11억원~13억원이다. 내곡지구2단지(강남 한신휴플러스 6단지) 전용 84㎡는 8억4900만~9억8200만원, 전용 59㎡는 8억500만원이다. 최근 시세는 9억5000만원~10억5000만원이다. 

세곡2지구 6단지(강남데시앙포레)은 전용 59㎡ 는 7억3700만~7억4700만원으로 시세는 10억원~11억5000만원에 달한다. 상계동(중계센트럴파크)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5억4600만원이다. 올 2월에 전용 59.75㎡ 1층이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에는 6층이 4억9000만원에 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끝난 잔여가구이고, 시세차익도 노려 볼 수 있어 자금 여력이 충분한 예비 수요자들은 기대감이 있을 것이다"며 "다만 시민들을 위한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분양주택인데,  공공분양주택 마저 현금 부자들만을 위한 잔치로 전락하는 꼴"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S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도 인다. 내곡지구1단지 전용 84㎡H의 2013년 분양가는 4억5000만원 안팎이었고, 2014년 당시 내곡지구2단지 전용 84㎡B4의 분양가는 4억4976만원 가량이었다.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분양가로 장사하는 SH',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등 반응이 거세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국장은 "SH가 공급을 하기 때문에 입주가 취소되거나 공급이 안될 경우 SH가 다시 입주자 모집에 나서는 것인데, (다시) 공급이 되는 순간 막대한 시세차익은 당연히 있는 것이다"며 "민간분양 처럼 똑같이 분양하는 것이 아니고, 분양을 한다면 원가를 산정해 분양에 나서거나 임대로 돌리는 방안이 맞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SH 한 관계자는 "(해당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을 보면 최초 공급 이후 주택법 위반으로 계약이 취소된 물량은 예비자한테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예비자가 소진되어 잔여물량이 남은 것이다"며 "이에 공급에 관한 규칙에 구애 받지 않고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고, 감정 평가를 통해 산정해 공급에 나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최초 분양하는 아파트는 공공분양 산정 기준에 의해 분양을 하며, (해당 단지는)전매기간도 지났고, 최초 공공분양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시세를 반영해 공급을 하는 것이다"며 "이에 해당 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해 분양가 상승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내에서는 시세와 주변 시설 및 환경을 고려해 분양가를 측정하는 점은 어느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H가 잔여 물량 모집에서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측정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점은 없다"며 "다만 애초 분양했던 분양가보다 분양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SH가 차액을 얻는 부분에서 활용 방안 등 주거복지 혜택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단지 주택 분양가 납부비율은 계약금 20%, 잔금 80%다. 1순위 조건을 보면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서울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만 19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면 된다. 1순위 모집은 4월 30일이며, 2순위는 5월 2일이다. 계약일은 5월 29일이며 7월 29일까지 잔금 80%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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