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품목 수출 단가 하락…글로벌 리스크 지속 우려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사진=현대상선


[미디어펜=나광호 기자]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경제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전선에서 들려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488억6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산업부는 △반도체·석유화학 수출단가 하락 △중국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전세계 교역 부진 등이 수출 부진을 야기했으나, 이는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농수산식품·로봇 등 20대 주요 품목 중 13개의 수출물량이 같은 기간 2.5%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으며, 반도체 수요 회복과 자동차・선박 등 호조세 유지 및 수출대책 효과 등이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수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5%, 5.7% 줄었다. 석유제품 수출도 수출국 확대에 힘입어 수출 물량이 같은 기간 4.7% 증가했으나, 단가 하락의 여파로 0.9% 하락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對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는 등 6개월 연속 부진이 이어졌으며, 아세안 주요국의 對세계 수출이 줄면서 對아세안 수출이 동반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연초부터 수출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민관합동 수출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해 범정부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있다"며 "무역금융 대폭 확대 및 해외 마케팅 지원을 골자로 하는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마련, 수출 활력 회복과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트라 가격경쟁력 지수 추이/자료=코트라


하지만 수출 반등을 위해서는 금융·마케팅 지원보다 생산성 확보를 도울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더욱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가격경쟁력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이 전 세계 41개국을 대상으로 제조업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을 분석한 결과 2010~2017년 한국의 1인당 연평균 제조업 생산성은 2.8% 증가, 평균을 하회했다.

이는 최저임금·법인세 인상 등이 기업부담을 가중시키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 지수'에서 노사협력 순위가 125개국 가운데 120위로 집계되는 등 최하위권 수준의 노사협력도 언급됐다.

코트라가 발표하는 가격경쟁력 지수에서도 수출 감소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분기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지수는 48.3으로, 기준치(50)에 미달하는 상황이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인도·동남아 등 경쟁국 대비 인건비가 높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 문제로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44%에 달하는 등 전 세계 평균을 상회한다"며 "주요 수출품목들이 글로벌 공급 과잉 등의 압박을 받는 만큼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수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