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 소개하는 일반인에 100만원 상당 다이슨 청소기 '선물'
고객 데려오는 부동산에도 평균 대비 높은 MGM 소개 수수료 지급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두산건설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구사거리지구를 재개발해 공급하는 ‘안양호계 두산위브’가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뿐 아니라 계약자를 소개하는 일반인에게까지 파격 사은 조건을 내세우며 미분양 털어내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 두산건설이 '안양호계 두산위브'가 미분양 해결책으로 일반 소개자에 100만원 상당 고가 청소기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400만원에 달하는 소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왼쪽부터 안양호계 두산위브 견본주택 외관, 안양호계 두산위브 분양 현장에서 보내온 사은품 지급 알림 문자 메시지. /사진=미디어펜


3일 업계에 따르면, 안양호계 두산위브는 지난주부터 아파트 계약자를 소개하면 신형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지급하는 ‘좋은 이웃 만들기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잔여세대 계약자를 소개하는 분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다이슨 무선청소기 최신형을 선물로 드립니다. 여러 명을 소개해 계약이 성사될 경우에는 그 숫자만큼 사은품을 가져가실 수 있어요.”

지난달 30일 안양호계 두산위브 분양 관계자는 해당 프로모션의 내용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통상적으로 미분양 현장에서 고객을 데려오는 공인중개사사무소에 MGM(Members Get Members) 소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과 달리 일반 고객들에게까지 미끼 사은품으로 계약자 소개를 유도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사무소에도 평균 대비 높은 MGM 소개 수수료를 지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지방에서도 100만~150만원 정도에 그치는 소개비가 안양호계 두산위브에서는 400만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MGM 소개 수수료를 지급할 정도로 어려운 현장이 별로 없었다”면서 “수요가 풍부하고 시장 열기가 뜨거운 안양시인 걸 감안했을 때 400만원에 달하는 MGM 소개비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인 아닌 이상 평균적인 선에서 소개비를 책정하는 편인데, 해당 현장은 빠르게 미분양을 털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안양호계 두산위브 분양 현장에는 지난 주말 미분양을 빠르게 소진시키기 위해 조직분양 팀까지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직분양은 판촉 인원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인해전술로 아파트를 파는 방식이다. 

안양호계 두산위브 분양 관계자는 “새로운 영업사원들이 왔다”면서 “그들에게는 계약자 소개 선물 등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양호계 두산위브가 이처럼 미분양 물건 털어내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안양 분양 시장의 분위기와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분양한 ‘평촌어바인퍼스트’ 등 인근 단지는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인 데다 현재는 프리미엄 6000만~8000만원가량이 붙었음에도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안양호계 두산위브는 교통이나 학군, 주변환경 등을 미루어 봤을 때 권해드리고 싶지 않은 매물”이라면서 “실제 찾는 손님도 아예 없다”고 밝혔다. 

   
▲ 노래바를 비롯해 모텔, 성인게임방 등이 밀집한 유흥거리가 형성되어 있는 안양호계 두산위브 현장 인근모습. /사진=미디어펜


한편, 업계에서는 면밀한 입지 분석 없이 재개발 사업에 뛰어든 두산건설의 사업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변에 모텔, 유흥주점 등이 즐비할뿐 아니라 이웃 단지도 재건축 추진 중이라 전체적이 분위기가 어수선한 지역”이라면서 “입지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 자체를 앞서 분양한 단지들보다는 낮춰 빠르게 완판시키는 전략을 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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