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원화 약세로 비용 부담 가중…실적에 영향"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경영환경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는 각각 ‘경영권 방어’, ‘매각’ 등의 이슈를 안고 있다. 

3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양사는 5월 중순 경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안팎으로 노력 중이다. 다만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 비용 부담이 가중돼 사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매각 이슈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1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다행히 앞서 채권단이 총 1조6000억원의 자금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양사 모두 최근 경영에 큰 변화를 맞은 가운데 사업 환경 역시 우호적이지 않아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은 1분기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SK증권은 대한항공 1분기 매출은 3조855억원, 영업이익은 169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분기 매출 3조1020억원, 영업이익 166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 대한항공 항공기와 아시아나항공기 /사진=각사 제공


또 한화투자증권은 매출 3조934억원, 영업이익은 1445억원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은 정비비와 기타비용 증가로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아쉬운 1분기 실적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내다 봤다.

아시아나항공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이 1분기 매출 1조6753억원, 영업이익 583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을 앞두고 저수익 노선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1분기 실적 감소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약진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항공이용객은 3057만명이다. 이 중 국적 대형항공사 점유율은 1.5% 감소한 반면 국적 LCC 점유율은 17.2% 증가했다. 

여기에다 ‘알짜 노선’이라고 불리는 중국 노선을 LCC와 나누게 되면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국적 항공사에 중국행 새 운수권을 배분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인천∼중국 베이징 노선에 취항하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노선에 참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항공사들이 독점해왔던 중국의 주요 노선에 LCC가 복수 취항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현재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을 갈 수 있게 됐다”며 “LCC와 경쟁해야 하는 대형항공사들이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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