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옵션 3333만원의 이상적인 '펀카'…달리기 위한 완벽조건 완성
수동 변속기 강렬한 변속느낌…일상+스포츠 '올라운드 플레이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벨로스터N은 속도를 즐기고 싶은 운전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고성능 차량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펀카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놀라운 매력의 차량이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오래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새로운 아코닉 모델의 등장을 갈망해왔다. 정몽구 회장은 고급차브랜드 '제네시스' 런칭을 통해 이미지 제고를 도모했다.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실내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반면 정의선 부회장은 이와는 다른 방향성을 통해 현대차의 이미지가 변화하길 바랐다. 단순히 저럼한 가격으로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다른 이유를 만들기 원했던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주도하에 고성능 차량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미드십스포츠카같은 다양한 차량들이 등장했다. 필요에 따라 정의선 부회장이 인재영입에도 직접 나서는 적극성도 보였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현대차 마크를 단 양산형 고성능차량이 등장했다. 바로 'N브랜드' 최초의 차량 i30N이다. 

국내의 경우 해외보다 조금 뒤늦게, N브랜드 전용모델로는 두 번째 차량인 벨로스터N으로 고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모델인 i30N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고 이 차량을 기반으로 TCR과 같은 글로벌 유수의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차례차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성과는 현대차의 브랜드를 가족을 위한 심심하고 밋밋한 패밀리카에서 즐길 수 있는 젊은 브랜드로 새롭게 포지셔닝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냈다. 1가지 차종으로 브랜드의 모든 제품의 인식을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이미지 변신의 시작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차였다. 

이후 국내에서는 N브랜드 두 번째 모델 벨로스터N이 등장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젊은 고객들이 들썩였다. 고성능 브랜드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차량의 등장 예고는 그들을 열광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자극제였다. 

솔직히 벨로스터라는 차종만으로도 충분한 스포티감성을 살려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종이었고 매니아 층이 형성되있는 모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성능'이라는 단어를 당당히 붙일 수 있는 모델의 등장은 차를 모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존모델의 판매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성공의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봤다.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벨로스터는 운전석쪽은 2도어 쿠페형식이고 조수석쪽은 4도어 세단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일반 고객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는 못했던 차량이다. 하지만 이 같은 디자인 덕에 개성을 중요시하는 2030세대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벨로스터의 디자인은 최근 어벤저스 앤드게임을 개봉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블사에서도 인정을 받아 앤트맨카로 등장시킬 만큼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이런 파격적인 요소들의 집합체가 벨로스터다. 여기에 고성능이라는 단어까지 붙이면 이미 이 차량은 일반적인 차량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범용으로 사용되기에는 부담스러울 만큼 독특한 외모와 선망의 대상이긴 하지만 쉽게 다가가기 힘든 고성능의 퍼포먼스를 지녔기 때문이다. 심지어 벨로스터N은 수동 변속기 전용모델로 출시됐다. 

자동변속기가 아니면 옵션조차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요즘시대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차량이 벨로스터N인 것이다. 

하지만 이 차량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꾸준히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벨로스터N의 등장이후 벨로스터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기현상도 보였다. 업계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제품에 대한 관심도 상승에 따른 판매신장으로 내다봤다.

벨로스터N의 판매량이 벨로스터를 뛰어넘는 달도 있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영상 컨텐츠들에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적정가격에서 운전의 재미에 본질을 두고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차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칭찬일색의 기이한 차량인 벨로스터N을 직접 운전해봤다. 

차량의 키를 받고 떨리는 마음으로 벨로스터N과 마주했다. 시승차량은 풀옵션차량으로 N브랜드 시그니처 컬러가 적용된 하늘색과 비슷한 퍼포먼스블루의 벨로스터N이었다.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엔진룸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사진=미디어펜


외관디자인은 이미 독특하고 수려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만큼 보행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운전석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독특한 컬러부터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외관디자인은 기본적으로 벨로스터의 디자인과 유사하다. 하지만 뒤쪽 윙과 디퓨저, 머플러 등과 정면의 범퍼와 그릴 디자인 등이 좀 더 스포티한 모습이다. 

벨로스터N에 적용된 전용 범퍼와 에어인테이크는 화려한 겉치례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다. 실제 공기역학을 계산해 완성된 디자인이 요소다. 전방 범퍼 양끝과 리어 휠 주변, 리어 범퍼 하단의 디퓨저와 리어 스포일러는 와류를 감소시키고 원활한 공기 흐름을 돕는다.

이를 통해 달리는 도중 차량의 안전성을 높여주고 모든 부품들의 성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중요한 요소들이다. 

본격적으로 벨로스터N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시트포지션은 운전자의 시야를확보하기 위한 적당한 위치에 설정돼 있다. 너무 낮으면 안정감은 살려도 시야확보가 안되는 단점이 있고 너무 높으면 시야는 확보돼도 안정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들의 중간갑 정도를 잘 찾아 설정한 듯했다. 또 충분한 해드룸공간을 마련해 서킷에서 헬맷을 착용해도 무방할 정도의 공간이 남아있다. 

클러치를 밟고 시동을 걸자 과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N만의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배기음이 낮게 으르렁댄다. 고성능 N브랜드 모델 답게 일반모드에서도 배기음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고성능 수동모델의 경우 클러치의 무게감이 묵직하게 전달해 올수도 있지만 이 차량은 그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일반 수동모델의 클러치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다. 일반적인 차량의 컨트롤수준으로 공성능차량이라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로고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다만 기어봉이 짧고 변속시 기어 체결감이 명확하다. 과거 국산차 엔진과 달리 엔진회전 하강이 빠른 점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시승차는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된 사양이다. 2.0리터 4기통 T-GDi 터보엔진으로 6000rpm에서 최고출력 275마력, 1450-4700rpm에서 최대토크 36.0kgm다. 공차중량은 기본형 대비 30kg 무거운 1410kg, 복합연비는 10.5km/ℓ(도심 9.5, 고속 11.9)다.

2000rpm 전후 일상주행에서의 가속감은 200마력 수준의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행모드에 따라 엔진의 반응성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노멀모드에서도 일상주행에서 경쾌한 반응속도를 보여준다. 

다만 에코모드에서는 약간의 답답한 느낌은 존재한다. 무서운 것은 스포츠와 N모드다. 이 모드에 돌입하면 차량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듯했다. 애민해진 반응속도가 운전자를 긴장하게 한다. 

일상주행에서 사용하는 아이들링 상태에서 3000rpm 부근까지는 차분히 올라간다. 하지만 고속영역으로 들어가는 3000rpm부터는 빠른게 상승하며 엔진의 파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다운사이징 개념이 적용된 효율성 위주의 터보 셋팅보다 달리기를 위한 고회전 셋팅을 지향하는 듯했다.

벨로스터N은 수동변속기 모델임에도 런치컨트롤을 지원한다. N모드 설정후 클러치페달과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3800rpm에서 엔진회전이 고정되고 런치컨트롤 준비 메시지가 표시된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크루즈컨트롤 속도 레버로 회전 조절이 가능하다.

런치컨트롤 사용을 위해서는 N모드에서 자동으로 설정되는 ESP 스포트모드와 함께 도어와 윈도우가 완전히 닫힌 상태여야 동작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6초대 수준으로 운전자의 클러치 미트 타이밍에 따라 타이어 슬립을 동반하기도 한다.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기어노브 주변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벨로스터N은 코너링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가속성도 훌륭하지만 굽이진 코너를 공략에 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한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위해 마련된 것이 퍼포먼스 패키지의 N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이다. 

벨로스터N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 와인딩구간에 들어서서 N모드를 선택했다. 배기음이 변화하며 본격적인 달리기모드에 돌입했음을 알려준다. N모드 선택시 가변배기는 열리고 엔진 반응성은 날카롭게 변경된다.

N모드에서의 풀가속시 6500rpm 부근에서 쉬프트 인디게이터가 깜박이기 시작하고 6800rpm에 다다르면 퓨얼컷으로 엔진회전이 제한된다. 엔진의 최대 파워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이 구간에서의 빠른 변속이 필요하다. 변속시마다 배기구에서는 연신 팝콘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N모드에서의 악셀 오프시 후연소 사운드가 연출되며 나는 소리다. 사운드를 통해 부족한 스포티한 감성까지 챙긴 벨로스터N의 매력포인트다. 물론 외부에서 듣기에서 시끄러운 소리로 들릴수 있으니 도심주행에서는 되도록 자제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배기음 뿐만 아니라 사운드 제네레이터가 함께 적용돼 증폭된 흡기음이 실내로 전달된다. 고회전 주행에서 운전자는 흥분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다. 수동변속기 모델의 특성상 차에 익숙해질수록 주어진 파워트레인 성능을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다.

리드미컬한 배기음 연출의 가장 큰 공은 레브매칭 기능에 있다. 다운시프팅 상황에서 기어를 밀어넣는 순간 엔진회전수를 바퀴회전수에 맞춰 클러치 미트에 따른 울컥임이 전혀 없다. 해당 기능 버튼은 따로 마련돼 일상주행에서도 꽤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레브매칭 기능은 기본적인 수동변속기 사용법만 익힌 운전자도 능숙한 레이서처럼 보여지게 하는 마법같은 아이템이다. 레브매칭 스피드는 노멀과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할 수 있다.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트렁크공간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N /사진=미디어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N 코너 카빙 디퍼렌셜이라고 불리는 eLSD의 움직임이다. 스팅어나 제네시스 G70 후륜모델에 적용 가능한 M-LSD 보다 진보된 시스템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는 다판 클러치 타입의 전자식 차동제한장치가 벨로스터 N에 적용된 건 하극상이다.

eLSD의 진가는 코너링 탈출시 나타난다. 전륜구동(FF) 모델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극심한 언더스티어가 나타나는 한계 코너링에서 바깥쪽 바퀴의 구동력을 더해 속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며 코너를 탈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빠른 코너 탈출은 더 빠른 재가속을 돕는다.

정말 갖고 싶은 차라는 생각이 운전중에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는 수동변속기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일상주행에서는 조용한 2000cc 세단이었던 차량이 버튼하나만 누르면 고성능 달리기 머신으로 변하는 상황이니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스피드를 즐기고 싶어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단점을 찾기 힘든 차라는 말이다. 굳이 단점을 찾자고 하면 N모드에서 노면을 너무 정확히 읽어내기 때문에 도로상황이 좋지 않으면 운전자가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인 입장에서의 단점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풀옵션기준 3333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국산차라서 누릴 수 있는 편리한 A/S와 유지비용 등이 존재하는 벨로스터N이다. 부족함 없는 성능에 다양한 이점이 서포트로 뒤따라오기 때문에 벨로스터N의 인기는 인정할 만하다. 

더욱이 곧 벨로스터N 만을 위한 모터스포츠경기가 국내에서 펼처질 전망이고 이를 활용한 현대차의 다양한 고객소통 창구도 마련될 전망이고 N만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