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석배 신임 주러시아 대사가 7일 지난달 북러정상회담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모스크바 부임을 앞두고 서울 도렴동 외교청사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정부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의견을 같이하고, 공조도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사는 “하노이회담 이후에 일련의 질곡이 없지 않아 있었다”며 “결국 (북미) 대화가 지속되리라 확신하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공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부임하게 되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체제 구축을 위해 러시아와 전략적 소통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러시아는 비핵화 부문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나라다.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체제 구축에서 건설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러 관계에 대해 “현재 한러 관계는 전략적 소통이나 양국간 실질 경제협력, 국민 상호 이해 등 모든 측면에서 최상의 관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러 관계는 미러 관계에 연동돼서 부침을 거듭한 양태를 보여왔는데, 현재 한러 관계는 미러 관계가 매우 안좋았을 때에도 안정적으로 잘 관리되고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러시아 간 교역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러 서비스투자분야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조기에 시작될 수 있도록 러시아 측과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러관계에 정통한 고위 외교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한 러시아의 반응에 대해 “러시아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근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군사적 긴장 고조를 되도록이면 완화하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북한의 일련의 저강도 반발에 대해 분명히 매우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러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당장 6자회담으로 가자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또 중러행동계획에 대해서는 1단계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 대 한미 공동군사훈련 축소이고, 2단계는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진전과 비핵화의 진전“이라면서 ”현재 2단계에 있어서 북미대화의 지속 부분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 시기와 관련해 “가능한 조기에 푸틴 대통령이 방한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현재 러시아 측과 (푸틴 방한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방한을 먼저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방한을 먼저하게 될지, 방북을 먼저할지, 연계해서 하게될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방한하게 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나, 러시아가 북러 정상회담에서 얘기했던 북한의 안전보장과 이를 위한 다자체제 내에서의 여러가지 구도에 대한 긴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장을 수여한 대사들과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성 주중국 대사, 문 대통령, 남관표 주일본 대사. 뒷쪽은 왼쪽부터 이석배 주러시아 대사, 고형권 주OECD 대사, 임성남 주아세안 대사./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