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리버풀이 안필드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1차전 세 골 차 패배를 극복하고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천하의 리오넬 메시도 FC바르셀로나의 굴욕을 막지 못했다.

리버풀(잉글랜드)은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스페인)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디보크 오리기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2골씩 넣는 활약에 힘입어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앞서 지난 2일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0-3으로 패해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던 리버풀은 2차전에서 4골 차 승리를 이끌어내며 합계 스코어 4-3으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하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 사진=리버풀 공식 SNS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8강전에서 AS로마에 당한 것과 비슷한 참사를 또 겪으며 결승행 문턱을 넘지 못했다. 메시가 침묵했고 골키퍼와 수비가 무너지며 악몽에 빠졌다. 

리버풀은 4골 차 이상 승리 외에는 길이 없었지만 상황 자체는 최악이었다. 주포 모하메드 살라와 피르미누가 나란히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했다. 사디오 마네, 디보크 오리기, 세르단 샤키리가 스리톱으로 나섰고 중원에는 제임스 밀너, 파비뉴, 조던 헨더슨이 배치됐다. 앤드류 로버트슨과 버질 판 다이크, 요엘 마팁,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로 수비진을 꾸렸고 골문은 알리송이 지켰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투톱으로 출격하고 필리페 쿠티뉴, 이반 라키티치, 세르히오 부스케츠, 아르투로 비달이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호르디 알바, 클레망 랑글레, 헤라르드 피케, 세르지 로베르토가 포백을 이뤘고 골키퍼 장갑은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꼈다.

안필드의 기운을 받아 리버풀에 희망을 안긴 것이 오리기의 선제골이었다. 전반 7분 헨더슨이 날린 강한 슈팅을 바르셀로나 골키퍼 슈테겐이 쳐냈다. 이 공이 오리기 쪽으로 향했다. 오리기는 아무도 없는 골문으로 볼을 밀어넣으며 리버풀에 1-0 리드를 안겼다. 기적의 시작이었다.

바르셀로나는 1차전 3-0 승리를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했다. 수비적으로 내려서서 플레이를 펼치자 메시 등에게 공격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

리버풀은 전반 막판 로버트슨이 부상을 당해 후반 들면서 베이날둠으로 교체됐다. 베이날둠을 투입한 것이 리버풀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됐다. 

   
▲ 사진=리버풀 공식 SNS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베이날둠은 후반 9분 아놀드의 컷백 크로스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바르셀로나 골망을 흔들었다. 슈테겐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막으려 했으나 볼이 밑으로 빠져나갔다.

베이날둠은 불과 2분 후인 후반 11분, 이번에는 샤키리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 바르셀로나 골문 좌측 상단에 꽂아넣었다.

베이날둠의 연속골로 순식간에 3-0이 됐다. 이제 리버풀과 바르셀로나는 같은 조건이 됐고, 한 골 싸움으로 돌입했다. 물론 더 초조해진 쪽은 원정팀 바르셀로나였다.

마무리골은 선제골의 주인공 오리기가 다시 해결했다. 후반 34분 리버풀이 얻어낸 코너킥 찬스에서 바르셀로나 수비진이 서로 자리를 잡느라 우왕좌왕하는 사이 아놀드가 기습적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문전으로 보냈다. 정확하게 배달된 볼을 오리기가 놓치지 앟고 차 넣어 바르셀로나 수비수들과 골키퍼의 넋이 빠지게 했다. 

4-0 리버풀 리드. 안필드를 가득 메운 리버풀 팬들은 열광에 빠졌다. 지키기에 돌입한 리버풀은 추가시간까지 육탄 수비로 바르셀로나의 반격을 막아내며 결승 진출 기적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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