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작년 10월에 이어 지난 7일 두 번째 전산장애를 일으켜 개장 이후 약 2시간 동안 주문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 이후 어느덧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시스템 통합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는 비판 속에 투자자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미래에셋대우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엠스탁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카이로스가 접속장애 현상을 보였다. 1시간 넘게 주문 지연이 발생한 데 이어 복구 후에도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이용자들의 MTS 화면에는 ‘동시접속 안내’라는 제목과 함께 ‘고객님의 이용자 ID로 다른 단말기에서 접속되어 현재 단말의 접속이 종료됩니다’라는 문구의 창이 뜨면서 주문이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문 시점의 아주 사소한 차이로도 투자 결과가 변화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2시간의 주문 지연은 어마어마한 손실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12월 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였던 구 대우증권과 구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하면서 미래에셋대우라는 통합법인으로 출범했지만, 합병 후 첫 영업일이었던 2017년 1월 2일 전산사고가 발생해 이번과 비슷한 불편이 초래됐다. 

2017년 크고 작은 전산사고가 4차례 이어지자 결국 감독당국이 나서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대우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관련 임직원들에 대해 조치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미래에셋대우는 당시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였던 황모 상무를 경질시키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현재 CISO는 정진늑 정보보호본부장(이사)이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의 시스템은 작년 10월에도 접속장애 현상을 보였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200명 이상 인력을 투입해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올해 1월에는 전산오류로 인해 일부 고객들에게 ‘계좌잔액 0원’이라는 문자가 발송돼 사과문을 발표하는 일도 있었다.

이번 접속장애로 다시 한 번 시스템의 문제가 노출된 만큼 다시 한 번 감독당국이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금감원이 나서지는 않겠지만 피해금액이나 민원건수 등이 계속 증가할 경우 당국 차원의 검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피해 고객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면서 “전산오류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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