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이 새롭게 출발하는 중요한 계기”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패스트트랙 처리를 두고 당내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온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결국 8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내달 24일까지가 임기인 김 원내대표는 잔여임기 40여 일을 앞두고 중도 퇴진하게 됐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15일 치러진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여러 의원님들께 드린 마음의 상처나 당의 어려움을 모두 책임지고 다음 주 수요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만 임기를 진행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날 의총은 전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의원 15명이 김 원내대표 재신임을 묻기 위한 의총 소집요구서 제출에 따른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오랜만에 바른미래당이 ‘바미스럽다’는 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당내 많은 갈등을 치유, 회복하고 새로 단합할 수 있게 됐다는 말씀을 드리게 돼 대단히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의총 후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전체는 선거제도 및 사법제도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관한 당내 갈등을 오늘로 마무리하고, 향후 당의 나아갈 바에 대해 결의한다”며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과 어떤 형태로든 통합이나 선거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출마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아울러 “창당 정신에 입각해 향후 당 화합과 자강, 개혁의 길에 매진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바른정당계 좌장 격인 유승민 의원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새롭운 출발을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며 “바른미래당이 좀 더 단합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유 의원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불거진 김 원내대표의 사보임 강행과 관련, “그 문제는 다음 원내대표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 문제는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고, 원내대표가 되실 분이면 그런 문제에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결론은 한국당과 민주평화당 등과의 합당이나 연대는 없다는 것으로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얘기가 된 것”이라며 “저는 2016년 12월 새누리당을 제 발로 걸어 나온 이후 한국당과의 합당은 혁신과 변화 없이 합칠 일이 없다고 한결같이 말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당 대표도 최근에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차례 ‘(민주평화당 합당) 때가 아니다’고 애매하게 말했다”며 “오늘 중요한 결론이 있다면 민주평화당과 합당·연대 가능성도 오늘로 끝났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향후 당내 역할론에 대해 “저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당 대표직을 사퇴했고, 그때부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며 “무엇을 맡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운데)가 8일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1일 열린 바른미래당 8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 원내대표./바른미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