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기존 신도시 대비 서울 접근성 등 뛰어난 입지 자랑
1·2기 신도시 주민들 "기존 신도시에 사망선고 내린 것과 다름없어"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 3기 신도시 위치도. /자료=국토교통부


지난 7일 국토교통부는 ‘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통해 경기 고양시 창릉과 부천시 대장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양 창릉에는 813만㎡ 규모 택지에 약 3만8000가구가, 부천 대장에는 343만㎡ 규모 택지에 2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부 발표 직후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 주민들의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고양 창릉의 3기 신도시 지정에 대해서는 1기 신도시인 일산과 2기 신도시 파주 운정 주민들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천 대장을 두고는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신도시 등의 불만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3기 신도시는 기존 신도시 대비 서울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미분양까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설 경우 집값 하락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검단신도시의 경우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동과 직선거리로 불과 8㎞ 남짓 떨어져 있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어렵사리 첫 삽을 떴지만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등의 여파로 대거 미분양 사태를 맞은 바 있다. 

국토부 누리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인천의 미분양 물량은 총 2454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6.6%(1386가구)가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에 몰려 있다. 

지난달 초 대방건설이 선보인 검단 대방노블랜드는 총 1274가구 공급에 87명의 청약 통장만이 몰려, 1187가구가 미분양 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다가 올해 1만2000여 가구의 추가 공급도 예정되어 있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을 가지고 있다는 한 시민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검단신도시 7만5000가구를 비롯해 반경 10㎞에 12만 가구 분양 공급이 계획돼, 지금 인천 서구 라인은 과잉공급으로 줄도산 나게 생겼다”며 “2기 신도시는 버리는 카드냐”고 항의했다.

고양 창릉지구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인접한 일산신도시, 파주 운정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며 공동 대응까지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 운정에 거주 중인 50대 여성 A씨는 “고양 창릉지구의 3기 신도시 지정은 기존 신도시인 일산과 파주 운정에겐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면서 “이들 지역에 자족기능과 광역교통대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 역시 기존 신도시들의 고충을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기 신도시는 이미 공급 과잉 등으로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기 신도시에 대한 교통망 확충 등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보다 나은 입지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하다는 정부의 발표에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새롭게 지정된 3기 신도시의 경우에는 인근에 위치한 기존 신도시와 연계해 개발하는 방법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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