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대화국면에 찬물" 경고하면서도 상황 관리 모드 유지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생방송 '문재인정부 2년 특집 대담 -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9일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북한의 이런 행위가 계속된다면 대화와 협상 분위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저녁 KBS와 진행한 생방송 대담에서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런 방식으로 의도를 여러가지로 해석하게 하고 우려하게 만들어 대화와 협상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수발의 발사체 도발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발을 쏘아올렸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북한의 행동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나 남북 군사합의 위반했는지 여부에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며 상황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이었다.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문제 삼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안보리 결의 속에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는 표현이 있기 때문에 비록 단거리 미사일이라 할지라도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 군사합의 위반 아니냐는 판단도 필요한데 지난번이나 이번 발사는 비무장지대로부터 일정구역 밖에서 했고, 남북이 기존 무기체계를 발달시키기 위한 시험 발사는 계속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난 데 대해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한국에 대한 일종의 시위성 성격이 있지 않나 판단한다. 비핵화 대화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압박 의도도 있고, 한편으로는 조속한 회담을 촉구하는 성격도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은 계획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며 “과거에는 (미사일을) 발사하면 허세를 부리고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행동을 하고 위협적인 표현을 썼는데, 이번에 북한은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훈련한 것이라고 ‘로우키’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제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북한에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로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북미 간 중재 역할에 대해 “지지부진 하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면서 “말하자면 우리는 북한에게 재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외교가 아주 발달한 나라가 아니다. 하노이회담 이후 자기들 나름대로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저희는 사전에 일정을 다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북한이 대화를 위한 이런 회담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 봤다”며 “이제 북한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북한에게 회담 제안하고 대화로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간극이 좁혀질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우선은 양국이 비핵화 대화의 최종목표에 대해서는 완전한 일치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고, 북한은 자신들의 완전한 안전보장을 원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북미가) 서로, 또 한국까지도 최종목표에 대해 합의가 돼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문제는 한꺼번에 교환하는 것은 불가해서 프로세스와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그게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30분간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아주 진솔하게 표명했다. 안전보장에 대한 것인데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을 들고 있겠냐’는 표현으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미국과 회담을 해본 경험이 없고 참모들 가운데도 그런 경험이 없는데 회담을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 등을 물었다”며 “주로 김정은 위원장이 나에게 물어보고 제가 그에 대해서 답해주고 하는 이런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