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을 방문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접견하고,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 및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강 장관은 “북측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로서 매우 우려된다”고 밝히고, “남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이에 적극 공감하고, “한미 간 소통·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하하면서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과의 접견을 마친 비건 대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공동 주재했다.

한미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지난 9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최근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또 한미 정상은 공동 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

아울러 양국은 한미워킹그룹이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공조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도 워킹그룹을 통해 한반도 사안과 관련해 제반 현안에 대한 정책적 공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워킹그룹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이 본부장을 비롯해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이승신 통일정책실 통일정책협력관 등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비건 대표와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재무부, 국방부, 주유엔대표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아울러 한미는 이번 협의를 토대로 가까운 시일 내에 후속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 협의에서는 북한의 식량 지원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의 도중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별도 회동을 갖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두 사람은 전날에도 조찬을 겸한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또 이들은 이날 만찬도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워킹그룹회의가 끝난 뒤 비건 대표는 ‘대북 식량지원은 어떻게 되나’ ‘북한 측에 전할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만 띤 채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경 외교부로 입장할 때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당초 강 장관과 비건 대표의 면담 모두발언이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한미 양측의 합의 하에 비공개로 바꿨다. 비건 대표는 워킹그룹 회의 뒤 취재진에게 회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었던 약식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북미 관계가 냉각되어가는 분위기 속에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놓기 위해 메시지를 신중하게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나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통일부를 예방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