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1778억 적자"
"의료생태계 위협"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케어' 띄우기에 나섰지만 의료비 남용과 재원 부담 폭증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가지원이 있어야 환자 보험료가 오르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며 문재인케어 엄호에 나섰다. 하지만 보험급여 지출이 폭증한 탓에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8년 만에 1778억 원 적자로 돌아서는 등 '대책 없는 포퓰리즘 아니냐'는 의료계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11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의료보험 저수가 정책이 문제"라며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의료보험 수가를 올려야 된다. 현 정부는 그런 정책에는 관심이 없고 포퓰리즘으로 흘러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케어는 경제논리를 무시하고 의료비 상승만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가고 있다"며 "당장은 도움될지 모르겠지만 건강보험공단이 누적된 적자로 파산 위기에 처하면 이를 국민세금으로 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후일을 대비 않고 너무 정치적으로 흘러 국민의 일원인 의사들에게도 피해가 가중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건강보험공단에게 일정 금액의 재정 지원을 하게 되어있는데 일부 밖에 해주지 않고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수입으로만 운영이 되고 있다"며 "개원의들은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희생으로 화장실을 못 갈 정도로 정신 없이 살고 있다. 하루 '3분 진료'라는 말이 생긴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이상규 연세대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도 앞서 "수익성이 혁신성을 압도하는 것은 쇠퇴하는 생태계며 건강하지 않다"며 "전체가 망가지면 대학병원도 존재할 수 없어서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이 조절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상급종합병원,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심각하다"며 "일각에서 수익이 증가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굉장히 불안하다. 엄살이 아니라 좋지 않은 방향으로 대형병원 쏠림이 심각해지면서 대형병원이 감당하기 힘든 건강하지 못한 운영상태에 돌입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건보 재정적자 폭에 대해 올해 2조2000억원, 2023년 3조8000억원, 2027년 7조5000억원으로 불어나고 현재 20조원 쌓여있는 건보 적립금이 2026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비 남용과 늘어나는 건강보험 적자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료계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향후 민주당이 문재인케어 띄우기만 하지 않고 부작용을 방지할 입법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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