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아는형님'을 찾은 고준과 안창환이 연기 내공으로 다져진 듯한 예능감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1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형님'에는 인기 고공행진을 벌이다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주요 조연으로 활약했던 고준, 안창환, 정영주가 전학생으로 출연했다. 이들은 개성 강한 캐릭터로 신스틸러가 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특히 고준과 안창환은 오랜 무명 기간을 거쳐 인생 캐릭터를 연기한데다 예능 출연이 낯선 배우들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고준은 엉뚱한 아재개그를 뜬금없이 구사하는가 하면 만능 스포츠맨답게 강호동 서장훈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본의 아니게 녹화 도중 배앓이를 하는 바람에 '똥' 관련 놀림을 받아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 사진=JTBC '아는형님' 방송 캡처


안창환은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아직도 태국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태국식 한국어(또는 한국식 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이경규 이후 거의 처음 등장한 새로운 눈알 활용 특기로 유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고준은 무에타이와 주짓수, 레슬링 등 각종 무술을 섭렵한 무예 고수였다. 그러나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의 카리스마 앞에서는 얼른 꼬리를 내릴 줄 알았다. 

고준은 강호동과 붙으면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호동이랑 붙으면 나는 거의 접히지, 구겨지지"라고 걸쭉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덧붙인 말이 가관이었다. "강호동과 같이 '열혈사이다'를 해봤는데, 저 얼굴은 10대를 때려도 쓰러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아는형님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센 척 하는 고준이었지만 생소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긴장한 탓에 녹화 도중 "너무 배가 아프다"면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지사제까지 먹어야 했다. 이런 고준을 아는형님들이 그냥 둘 리 없었고, '변' 얘기로 놀림을 많이 받아야 했다.

'열혈사제'에서는 조폭 출신 사장 역할을 했고, '미스티'에서는 불륜남 연기를 하며 주로 강한 캐릭터로 어필한 고준이지만 연인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못하는 의외의 순진남이었고, 첫사랑과는 6년간 짝사랑만 하다 끝났다는 순정파의 면모를 보여줬다. 

첫 등장에서부터 '쏭삭'으로 돌아간 듯 태국식 한국말로 즐거움을 안긴 안창환은 진지와 예능을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안창환은 눈이 커 옆은 물론 뒤까지 보인다는 '360도 시야'를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워 아는형님들과 대결까지 벌였다. 안창환이 이 분야에서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자 아는형님들은 틈만 나면 '뒤를 보는' 안창환의 능력을 개그 소재로 활용해 깨알 웃음을 안겼다. 

안창환은 '닮은꼴'이 유난히 많은 것으로도 흥미를 돋웠다. 이국적이고 개성 강한 외모 때문에 쿨 김성수, 신화 에릭, 존박, 타이거 우즈 등이 거론됐는데, 안창환은 "유남규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탁구 스타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유남규와 안창환은 실제 싱크로율이 매우 높았다.

안창환은 처음 눈도장을 찍었던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출연 당시 엘리베이터에서 머리를 박박 깎은 자신의 모습에 두려움에 떨던 모자(母子)와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웃음을 안긴 에피소드였지만 얼굴이 많이 알려지기 전 겪어야 했던 상황은 짠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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