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거둬드릴 법인세 73조 예상…정부 목표 보다 5조원 모자라
"법인세 올린다고 세금 많이 걷히는 거 아냐…경제 성장이 먼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기업을 통해 거둬들이는 법인세수가 정부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기업의 ‘실적 둔화’로 법인세수 역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해서 세금이 많이 걷히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연간 법인세수는 73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정부의 목표치인 79조원 보다 5조원 적은 금액이다. 

다만 정부의 목표치보다는 모자라지만, 정부가 거둬들이는 법인세는 5년 연속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42조7000억원이었던 법인세 연간 징수액은 2015년 45조, 2016년 52조1000억원, 2017년 59조2000억원, 2018년 69조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주요 기업의 지난해 이익 증가율은 법인세비용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한경연이 코스피 670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데 비해 법인세 비용은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전년도 기업의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비용 부담이 증가한 것은 2018년부터 적용된 법인세율 인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비중은 2017년 24.9%에서 지난해 27.5%로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 1분기 주요기업 128개사의 영업이익은 36.4% 줄어드는 등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세 부담이 증가해 기업의 어려움이 크다”며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만큼, 경영여건을 전환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비중은 2017년 24.9%에서 지난해 27.5%로 증가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부의 법인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실적 둔화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거둬드릴 수 있는 법인세수가 목표치 만큼 달성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를 인상해 세수 증가를 꾀한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때문에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해서 세금이 많이 걷히는 게 아니라, 기업이 잘 돼야 세금도 원활하게 걷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기업을 옥죄는 정책이 지속될 경우 법인세 징수액 감소는 필연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법인세 징수액이 정부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기업을 옥죄는 정책을 펼친 정부가 자초한 셈”이라며 “이 같은 정책이 지속된다면 법인세 징수액 감소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금을 거둬 재정 지출을 늘리려는 정부의 태도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조세정책의 정상화 원칙은 ‘세원은 넓게 세율은 낮게’가 골자가 돼야 한다”며 “법인세와 소득세 등 과도하게 넓은 면세비율을 축소와 높은 집중도를 완화하고, 정부의 자의적 재정지출을 엄격하게 제한해 재정 건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를 인상해 복지를 늘리겠다는 목표는 허망한 것”이라며 “복지지출이 지속가능하려면 경제성장률을 일정수준 유지하는 것이 먼저지, 기업을 쥐어짠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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