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 vs 지방 청약 접수 '0'
입지와 분양가에 따른 옥석 가리기… 인기 지역 쏠림
   
▲ 서울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내방객들의 모습.(기사 내용과 무관)/사진=GS건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청약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간의 온도차가 극심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단지는 여전히 두 자릿수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제로' 분양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청약 양극화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 제도가 변경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는 것에 신중해 지면서 청약 통장 수요가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지역과 단지별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전국에서 청약 접수를 진행한 아파트(민간분양) 21개 단지 가운데 11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 접수를 마감, 이 중 4개 단지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두 자릿수의 청약 경쟁률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다. 대표적으로 '위례신도시 우미린 1차'(764가구)는 1순위 청약 결과, 3만288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3대1을 기록했다. 이어 '방배그랑자이'(256가구)는 2092명이 청약해 평균 8대1, 최고 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939가구 공급에 나섰던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7만2570개의 청약통장을 받으며 청약 경쟁률 77.28대 1을 기록했다. '북위례 계룡리슈빌'도 청약 1순위 접수 결과 70.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31.08대 1을 '한양수자인 구리역'도 10.53대 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방에 분양된 단지의 청약 접수 결과, 한 자릿수대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거나 전 주택형에서 미달 되는 등 '청약제로' 단지까지 나타났다. 지방에선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미분양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횡성 코아루 하우스토리'(374가구)는 1순위 청약 접수 마감에서는 단 한 명도 청약을 하지 않았지만 2순위에서는 청약 1건이 접수됐다. '석정 파크필 3차'(48가구)와 '진용이지빌(53가구)'는 단 한 명의 청약자도 없었다. 이어 '청당 코오롱 하늘채'(96가구),  '칠곡북삼 서희스타힐스 더 퍼스트'(50가구)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화성 우방 아이유쉘 메가시티1·2단지'(1152가구)도 1순위 청약 마감 결과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청약제도가 무주택자 위주로 변경되면서 다소 까다로워진 청약조건으로 실수요자들이 입지와 분양가 등을 고려해 청약에 신중해지는 것이다"며 "입지와 분양가에 따른 옥석가리기와 같은 지역 내에서도 인기 단지와 비인기 단지의 결과가 엇갈리고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더 강화돼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수요를 살릴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광역 도시 중에서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고 공급 물량이 덜한 곳에는 청약이 몰릴 수 있는 것에 반해 나머지 지역은 수요 이탈 등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졌다"며 "지방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것은 지방 산업이 위축된 영향도 있어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정책도 내놔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지방의 미분양 현상은 짙어지는 추세다.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6만2147가구 중 83.1%(5만1618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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