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대중국·미국 철강수출 비중 27.7%
중국 철강수요 증가율, 작년 6.0% → 올해 0% 전망
   
▲ 동남권 철강산업 생산 증가율 및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 전망. /사진=BNK금융경영영구소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지역 철강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부과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과 철강수요 증가율이 주춤하면서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큰 한국 철강산업도 유탄을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BNK금융경영영구소가 발표한 ‘2019 동남권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동남권 경제성장률은 전국 경제성장률(2.7%)을 밑도는 1.7%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경제 전반의 활력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철강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최근 5년간 미국과 함께 동남권 철강업계 수출 중 27.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지난해부터는 미국과의 무역갈등, 신흥국 금융불안, 기업 및 정부 부채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으로 경제 성장률과 함께 철강수요 증가율이 더딘 모습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6.9%에서 지난해 6.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철강수요 증가율은 8.2%, 6.0%에 그쳤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6.2%, 철강수요 증가율은 0%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 중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따른 연쇄 효과로 동남권 철강산업 수출에 충격을 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철강, 화학 등 중간재 비중은 79.0%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직접 효과로 중국 중간재 수요가 줄어들면서 한국의 세계 수출은 0.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은 10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약 235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에 대해 25% 관세도 부과해 왔다. 

미국과 중국은 9~10일 워싱턴DC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하며 무역갈등 확산 위기론을 낳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 두 번째 임기 때의 무역협상은 중국에 훨씬 더 나쁠 수 있다. 중국은 지금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이 올해 연말께 무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해 하반기 동남권 철강산업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최종타결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아세안 시장은 철강수요 증가율이 2017년 이래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대규모 인프라 개발로 아세안 시장에 눈을 돌릴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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