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가 대북 식량지원의 규모와 시기, 방법 등을 고려하기 위한 국민여론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통일부는 북한의 최근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대북 식량지원의 최적기로 5~9월을 꼽고 채비에 나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대북 식량지원 관련 각계각층 의견수렴 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식량부족 상황과 향후 민·관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간담회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국내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 대표적인 남북교류·대북지원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의 식량 상황을 청취했으며, 같은 날 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비즐리 사무총장을 만났다. 

이어 김 장관이 대북지원 민간단체 인사들을 만나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민간단체 면담 이후 다음날인 15일에는 통일부 인도협력분과 정책자문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김 장관을 만난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정부 차원에서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민간교류는 더욱 활성화시키겠다며 지금이야말로 민간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은 “4.27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 1년간은 관 주도의 남북교류였다”며 “이번 기회에 민과 관이 협력해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시켜나가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새 정권이 들어선 후에도 북미 갈등, 핵문제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우너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워낙 나쁘고 주민들의 고통이 심하므로 북미관계가 풀리는 것을 기다려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다”고 했다.

박창일 북민협 ‘평화 3000’ 운영위원장은 “인도지원단체들 입장에서 볼 때 문재인정부의 지난 2년은 박근혜정부의 대북인도지원 정책의 2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거의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종단, 민화협, 북민협은 대북인도지원을 20년 이상 한 경험이 있다. 수없이 협상했고 수없이 모니터했다”며 “정부가 지원한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하지 말고 유엔기구를 통해서 하는 것 외에 우리 단체들을 통한다면 오히려 정부도 정치적인 부담을 덜 수 있고 모니터링도 더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WFP의 북한 식량안보 평가보고서가 5∼9월을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적시하고 있다”며 “그런 평가를 토대로 (정부에서도) 5∼9월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WFP는 최근 북한 식량안보 평가보고서에서 “적절하고 긴급한 인도적 행동이 취해지지 않으면 춘궁기인 5∼9월에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대북 식량지원 관련 각계각층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협의회 상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