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경제 성장률 부진과 기준금리 조정 실기(失期) 등에 따라 국내증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투자자금이 달러화 자산과 부동산 펀드 등으로 급속하게 몰리고 있다. 그러나 뉴욕증시 역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여서 전반적인 투자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질적인 경기침체는 지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통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중요한 대응수단 중 하나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 역시 타이밍을 놓치면서 ‘동결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4일 달러당 원화 환율은 일시적으로나마 1190원을 넘어서면서 시장을 긴장시켰다. 최근 들어 달러화 가치가 급격하게 올라가자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달러화 정기예금 잔액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달러화 정기예금 잔액은 129억 5500만달러로 전월 말 128억 6300만달러대비 무려 9200만달러 늘었다. 

통상 달러화 정기예금은 달러가 저렴할 때, 즉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지만 이번엔 흐름이 조금 다르다. 현재까지만 해도 환율이 상당히 올랐지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 보는 시선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펀드에도 많은 관심과 돈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을 기준으로 부동산펀드의 수탁고는 76조원에 달한다. 이는 4년 전인 2014년 말과 비교했을 때 무려 151.7%나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부동산펀드 수탁고는 지난 4월말 현재 82조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만 매월 1조 5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달러화와 부동산펀드에 대한 관심 이면에는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감이 커지면서 증시가 전에 없는 폭으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비단 국내 증시만이 아니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마저 심할 땐 하루에 5% 가까운 변동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그나마 안정적인 수익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는 부동산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4.78% 수준이며 해외 부동산펀드도 9.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래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부동산펀드에 돈을 수탁했지만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 비중이 늘어난 것도 특징적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정부가 사모펀드 보유 토지에 부여하던 분리과세 혜택을 폐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부동산 펀드에서 내야 하는 세금도 늘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과세정책의 영향에 따라 부동산펀드 수익률이 0.5~1.0%포인트 정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세금은 정책이 고정되면 예측 가능한 변수가 되기 때문에 주식보다 안정적이라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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