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선출…안철수계 ‘합심’ 분석
최고위원 아쉬운 손학규, 정책위의장 임명 강행하나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바른미래당이 15일 신임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을 선출하면서 ‘손학규 퇴진론’에는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24표(부재자 투표 포함) 중 과반을 득표해 김성식 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간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당 출신인 김 의원이 바른정당 출신의 오 원내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당내 분포로만 보면 국민의당 출신이 수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오 원내대표가 예상 밖으로 과반을 득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결국 국민의당 출신 가운데 안철수계 의원들이 막판 지지를 보낸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손학규 대표 재신임 성격을 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바른정당 출신과 안철수계가 힘을 합쳤다는 설명이다.

오 원내대표의 선출로  손 대표 체제는 위태로워질 공산이 커졌다. 이미 4·3 보궐선거에서 민중당에도 밀리는 성적표를 받아 든 당 내부에서는 손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상태였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불거진 당 내홍 사태에 손 대표가 책임이 있다는 당내 기류도 존재했다.

여기에 줄곧 ‘지도부 퇴진’을 주장해 온 오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손 대표 퇴진 요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 변화의 첫걸음은 현 지도부 체제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의원단 워크숍을 개최해 거기서 총의를 모은 뒤 손 대표를 찾아뵙고 충언을 전달하겠다”고 손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오 원내대표는 현 지도부 퇴진 방식에 대한 질문에 “혁신위 구성은 손 대표가 제안했던 것이고, 다른 쪽에서는 지도부의 즉각 퇴진과 비상대책위 체제를 이야기하는 분도 있다”며 “오늘부터 며칠간 1분 1초도 쉬지 않고 의원들을 만나 의논하고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순순히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당내 반발이 있음에도 최고위원회 의결정족수를 맞추기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한 점이나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 출범을 요구한 당직자를 전격 해임하는 등 전례가 있어서다.

당장 권은희 전 정책위의장 사퇴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 자리를 놓고 손 대표가 본인과 가까운 인사를 임명할 가능성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임명할 수 있다.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최고위원’인 만큼 ‘친 손학규’ 성향의 최고위원 한 명이 아쉬운 손 대표로서는 임명 강행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 1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가 소감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