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3연승을 거뒀다. 아직 공동 7위에 머물러 있고 중위권으로 올라가려면 갈 길이 멀지만, 롯데의 이번 3연승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롯데는 15일 LG 트윈스와 사직 홈경기에서 8-4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지난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원정에서 10-9로 이겼고, 14일 LG전에서는 4-0 승리를 따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3연승 정도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올 시즌 롯데에게는 첫 경험이다. 7연패에도 빠져봤고 6연패, 5연패도 당한 롯데지만 3연승은 5월 중순에야 처음 달성했다. 그만큼 거인군단의 올 시즌 초반 발걸음은 무거웠고 하위권 성적은 당연했다.

'고작 3연승'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이 알차다. 두 번은 패색이 짙던 경기를 막판 끈질긴 추격으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일궈낸 승리였다. 한 번은 완봉승이었다. 그 과정 속 신구 조화가 빛났고 외국인투수 톰슨의 역투가 돋보였다. 드디어 뭔가 갖춰지고 있는 듯한, 긍정적인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던 3연승이라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 출발이 12일 삼성전 역전 드라마였다. 6회까지 3-9로 뒤지던 경기. 롯데는 7~9회 매 이닝 2절씩 뽑아내 추격에 성공, 9-9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그리고 10회초 손아섭의 결승 홈런이 터져나와 승리를 따냈다. 8회 터진 이대호의 투런포, 9회 동점 추격의 발판을 놓은 강로한의 1타점 2루타 등 베테랑과 신예의 활약이 어우러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14일 LG전 완봉승은 톰슨의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가 지배한 경기였다. 국내무대 데뷔 첫 등판(3월 26일 삼성전)에서 승리를 따낸 이후 7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당하며 애를 태웠던 톰슨이 진가를 드러냈다. 롯데는 레일리와 함께 드디어 '외국인 원투 펀치'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이대호가 연타석포, 채태인이 투런포를 날려 베테랑 타자들의 힘을 보여준 것도 의미 있었다.

15일 LG전 역전 역시 극적이었다. 6회까지 2-4로 뒤지던 롯데는 7회 1점을 따라붙은 후 8회 5점을 몰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LG 선발투수가 '짠물피칭'의 대명사와 같은 에이스 윌슨이었던데다 LG는 가장 탄탄한 불펜 전력을 자랑한다. 

이런 팀을 상대로 후반 역전승을 일궈낸 원동력은 불펜 물량공세에 의한 LG의 추가점 봉쇄였다. 선발 장시환이 3이닝 2실점, 두번째 등판한 박근홍이 ⅓이닝 2실점했으나 이후 등판한 서준원-김건국-정성종-박시영-손승락-구승민은 무실점 계투로 역전 추격의 발판을 다졌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8회 역전할 때는 손아섭의 동점타, 전준우의 역전타에 이어 신인 신용수가 데뷔 첫 타석에서 쐐기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투타 모두 베테랑들의 건재를 확인하고 신예들의 가능성까지 확인해 의미가 각별했다.

공동 7위 롯데는 선두 SK와 13게임이나 차이가 난다. 현실적인 목표인 5위권 진입을 위해서도 현재 5위 키움과 7경기 차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첫 3연승으로 겨우 가능성을 엿보였을 뿐이다.

하지만 희망의 신호탄이 곳곳에서 쏘아올려졌다. 때이른 초여름 날씨 속 거인들은 뒤늦게나마 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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