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메모리 투자 따른 시스템반도체 수출.투자회복 기여할까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의 크린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한국 경제는 하반기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 등의 시스템반도체가 수출 및 투자 회복에 기여할 지 해외서도 관심이 높다.

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하반기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민간투자가 위축되는 한편 반도체 사이클 회복이 지연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반도체 사이클 회복 시기가 지연되면서,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무역분쟁에 따른 피로감 연장'은 경제심리를 저해할 수 있어서, 목표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 부양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25%로의 상향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연간 0.3%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수출의 경우, 지난해 9월 이후 관련 제품 판매가 이미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일부는 수출처 다변화를 시작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악화 정도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작년 9월 이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금년 2월까지 급감한 후 3~4월에 회복 조짐을 보였는데, 미중 갈등 재개에 따라 수출 및 성장 전망에 하반기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기관은 '반사이익 가능성'도 제기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작년 9월 2000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이 10%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의 총수입 중 한국과 멕시코 및 대만 등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은 이들 국가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외환시장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대북 리스크, 성장 우려가 맞물리며 원화가 단기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는데, 원화 약세는 한국의 수출에는 호재다.

이런 기대감의 주역은 시스템반도체의 저변 확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2018년 하반기부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한국 반도체 수출의 '공행성이 약화'됐다며, 이는 국내 주력 제품인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고 비메모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동 지수는 3월 반등한 반면, 한국의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고 설비투자도 부진했다는 것.

그러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비메모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육성이 수출 및 투자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오는 2030년까지 133조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우리 정부가 2029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팹리스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6%에서 2030년 10%로 높일 것이라고 한 것을 의식한 분석이다.

씨티 역시 한국의 비메모리 투자가 늘면서, '중기적으로 잠재 국내총생산(GDP)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투자 속도와 시차 등을 감안하면 '올해 중으로는 선순환 기대가 어렵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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