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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시시껄렁” 비난 이어 ‘식량난 의심’까지…대북 식량지원 딜레마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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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5-16 16: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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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우리정부가 국제기구 보고서를 토대로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의 쌀값이 6개월 가까이 하락세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기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등에서는 북한 인구의 약 40%가 식량부족 상태라고 파악했다. 하지만 북한 전역에서 쌀값이 1000원 가량 떨어졌다는 데일리NK의 보도가 나와 있다. 

북한식량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사해온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양의 경우 쌀 1㎏ 가격이 지난해 11월 5000원에서 올해 4월30일 기준 4000원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평북 신의주의 경우 쌀 1㎏이 5100원에서 4010원, 양강도 혜산은 5175원에서 4200원으로 내렸다. 
 
민생의 지표를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쌀값이 북한에서 하락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최근 10년 이래로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보고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도 14일 “(북한의 식량 사정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굶어죽기 때문에 지원을 해야 된다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마당의 식량 단위 가격이 작년 5000원 선에서 요즘 4000원 선으로 내려왔다는 얘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쌀값 하락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올해 초 비축미를 푼 데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에서 식량지원이 들어오면서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실제로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미디어펜’에 “중앙당 전쟁전략물자 창고인 ‘2호 사업부’ 창고를 털어서 식량값이 떨어졌다고 들었다”며 “당‧군‧정과 보위부, 보안부 소속 간부들에 대한 식량 배급이 현재 정상적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2호 사업부 창고에서 나온 쌀, 밀가루, 옥수수 등이 시장에 대량 공급되면서 일반주민들도 싸게 사먹을 수 있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식량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 동북아연구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이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쌀을 구매하는 사람이 줄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권 원장은 “생활이 어려워진 북한 주민들이 대체식량으로 밀가루와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거나 밀가루를 이용하는 음식장사들이 늘어나 밀가루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지난해 수입한 식량 가운데 24만톤 가운데 80% 정도가 밀가루”라고 말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SPN 서울평양뉴스’는 양강도 소식통도 인용해 “쌀을 구매하는 것보다 비슷한 가격인 밀가루를 구매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밀가루가 다양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이 찾고 있는 이유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WFP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 총생산량이 2009년 이후 최저치인 490만t으로 올해 136만t의 곡물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군량미를 풀면서 일단 쌀부족 문제는 해결한 것으로 보이고, 국제기구에서 곡물이 지원될 경우 다시 비축미 등으로 저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쌀값 하락으로 인해 국제기구의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의 장마당 가격을 공식 지표로 보기 어렵고, 국제기구의 평가를 신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장마당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체제의 특성상) 북합적이라고 추정되는 것으로 전문가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며 “북한 현지조사를 통해 발표한 WFP 등 국제기구의 평가 결과가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은 인도주의적인 차원도 있지만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현재 답보 상태인 남북관계를 개선시킬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뿐 아니라 직접 지원도 병행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식량지원 방식과 관련해 “항상 병행해온 역사가 있다”며 “(직접지원과 간접지원을) 분리하고 진행한 과거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대북 직접 식량지원은 유엔 제재 면제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실제로 북한에 곡물이 지원되고, 북한 주민들에게 배급되끼까지 예상보다 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게다가 국내 여론을 설득하는 것도 관건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비슬리 WFP 사무총장을 비롯해 민간단체, 전문가 등을 잇달아 만났으며, 국내 대형교회 관계자와 대학 총장 등을 만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일부 장관이 이미 만난 단체가 대북 지원단체였다는 점에서 중립적은 의견수렴이 못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야당의 반발도 시작됐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쌀값 하락과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4일 “지금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때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언급, “대북 쌀지원이란 것이 결국 대한민국도 북한도 아닌 문재인정권만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던 ‘국면 타개책’에 불과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비판했다.

여기에 북한도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며 우리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추진에 대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 시시껄렁한 물물거래”라고 비난한 바 있어 남측의 직접 식량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민간단체 등 내부 여론수렴을 모두 거친 뒤 식량지원을 위해 북측과 접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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