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코리안 몬스터'는 이제 '컨트롤 마스터'가 된 듯하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또 다시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 에이스를 넘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애국 칭찬'이 아니라 성적 자체가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다저스는 8-3으로 이겼고 류현진은 시즌 6승(1패)을 거둬들였다.

이날 무실점 역투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1.52로 끌어내렸다. 경이로운 기록이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 데이비스(1.54)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섰다. 액면 그대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가 됐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특히 류현진은 5월 기세가 '괴물(몬스터)'이라는 별명과 딱 들어맞는다. 4경기에 등판해 3승을 챙겼고, 32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실점만 했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1회 1실점 한 후 이날 경기까지 실점은 전혀 없었다. 무려 31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이는 다저스 구단 역사를 통틀어 10위에 해당한다. 류현진의 기록은 현재진행형이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무실점 기록을 이어갈 지 지켜봐야 한다.

5월 평균자책점은 0.28밖에 안된다. 짧은 이닝을 던진 것도 아니다. 이날 7이닝이 5월 들어 최소 이닝 투구였다. 8일 애틀랜타전에서는 9이닝 완봉승도 따냈고, 다른 2경기에서는 8이닝씩 던졌다. 이날 신시내티전도 7회까지 투구수가 88개밖에 안돼, 그냥 내버려뒀으면 또 완봉도 가능한 기세였다. 

원래 잘 던지던 류현진이지만, 다저스 구단이나 전문가들이나 류현진이 이렇게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를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2019년 5월 완벽한 '괴물 투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트 피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장 수준의 볼 컨트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먹은대로 제구가 돼 원하는 곳에 자유자재로 공을 꽂아넣고 있는 느낌이다. 외곽에 걸치는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처럼 들어오다 살짝 빠져나가는 류현진의 공에 상대 타자들은 알고도 못치고 알고도 속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13일 워싱턴전에서 류현진이 8회 1사까지 노히트 경기를 펼치는 등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한 후 최근 그의 투구에 대해 '거장같다(masterful)'는 표현을 했다. 이날 신시내티전에서 류현진이 또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이런 표현을 그대로 썼다.

코리안 몬스터가 컨트롤 마스터로 진화를 해 메이저리그를 접수하고 있다. 류현진은 다음 등판에서 또 어떤 피칭을 보여줄까.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