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한금융지주를 포함해 증시에 상장된 금융지주사가 모두 ‘비은행 계열사’ 실적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라 할 수 있는 상반기 주가흐름 측면에선 큰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증권 계열사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할 계획을 각각 내비치며 새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KB금융 등이 올해 상반기에도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더 이상 은행의 이자수익 위주의 수익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증권사들의 초대형 IB 진출 등에 힘을 싣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지주사들 대부분의 올해 상반기 주가에는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 4대 금융지주 중 연초 대비 주가가 그나마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주식시장 개장일인 1월 2일 3만 6150원(종가 기준)을 기록한 뒤 현재 주가는 4만 50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약 14% 상승률로, 다른 모든 지주사들의 상승률을 압도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전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6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하나금융도 주가 상승이 이뤄졌지만 그 폭은 1%가 채 되지 않아 유의미한 변화라고 보기는 힘들다. 작년 연말 주가가 4만 5000원 선까지 상승했던 반면 올해 들어서는 3만 5000원 안팎의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KB금융은 연초 대비 주가가 약 0.5% 정도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표적인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실적 및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재상장을 성사시킨 우리금융의 경우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의 인수에 박차를 가하면서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재상장 당시 1만 53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다소 하락해 1만 4000원선 안팎에서 머물러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3차례에 걸쳐 자사주 1만 5000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KEB하나은행 지성규 은행장도 ‘책임경영’을 모토로 하나금융지주 4000주를 매입했지만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결국 금융지주사들의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이 데이터로 증명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독 신한금융지주의 주가가 뚜렷하게 상승한 것은 국내 금융 지주사들 중에서 비은행 계열사 강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의 6600억원 유상증자 등은 향후 비은행 계열사 강화의 선순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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