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9월 복귀설…“손학규, 安 연착륙 방해할 분 아냐”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내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강행했다.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와 반대로 대표직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선언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버틸 수 있는 배경에 ‘안철수 복귀설’이 있다고 본다.

지난 20일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생긴 후폭풍은 21일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하태경·지상욱·이동섭 의원 등은 채 의장 임명을 두고 “손 대표가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 지도부를 소개하며 채 의장 소개만 빼기도 했다.

   
▲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왼쪽)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하 의원은 이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임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과 관련 “당헌 위반이자 당무 거부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당 최고위원인 하 의원과 권은희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은 전날 △주승용·문병호 당연직 최고위원 지명 철회 △채 의장·임 총장 지명 철회 △4·3 보궐선거 당시 바른정책연구원 여론조사 비위 관련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안건으로 최고위 소집을 요구했다.

이처럼 손 대표를 향한 이른바 ‘퇴진파’의 요구가 거세지만, 손 대표는 되레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못 박았던 손 대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의 ‘고집’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독일로 떠난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전세 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4·3 보궐선거에서 당이 쓰라린 성적표를 손에 든 직후 시작된 사퇴 압박에 손 대표는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호언 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안 전 대표 귀국 시점이 늦어도 비자 만료 시한인 9월경으로 관측되는 점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 대부분이 손 대표 퇴진에 한목소리를 내지만, 문병호 최고위원과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 안철수계 일부 인사가 손 대표 체제를 지지한다는 점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손 대표 측근인 임 총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손 대표는 기본적으로 안 전 대표가 (정치권에) 연착륙해야 한다고 보는 분”이라며 “손 대표는 일각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알박기 정치’를 해서 안 전 대표의 연착륙을 방해하려는 게 아니다. 안 대표가 잘 돼야 한다고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