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서울사무소·대우조선해양 앞 결의대회…31일까지 매일 파업 예정
   
▲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원하청노동자의 피땀으로 일궈온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삭발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해 전면·부분 파업과 함께 서울 상경투쟁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전 8시부터 하루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동참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와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세버를 타고 상경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 노조, 금속노조 조합원 등 1000여명이 참여했다. 현대중공업 나머지 조합원들은 울산 본사에서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노조는 16일부터 5일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24일까지 하루 4시간 파업을 유지하고 27일 7시간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0일 대우조선 노조와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울산에서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 전면파업은 28일부터 물적분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하기 위한 조치로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산하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거느리게 된다.  

노조는 회사가 분할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가는 것은 물론 7조원대 부채 대부분은 신설 현대중공업이 감당하게 돼 구조조정 위기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기존 현대중공업 소속 노동자들이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소속이 바뀔 경우 단체협약 승계 등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법인분할이 이뤄지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중간지주사를 통해 전체 계열사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총수일가는 고액배당 정책을 유지하며 이익을 뽑아가지만 노동자는 적자 속 구조조정 위험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조선업 1위와 2위를 통합함으로써 독점을 야기하고 조선산업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갈등이 고조되자 지난 21일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단협승계와 고용안정을 약속한다”며 노조를 설득했으나 노조는 “노조활동 보장에 관한 명시적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파업을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으로 보고 노동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다. 또 노조가 31일 주주총회를 막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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