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오후 평창 진부역에 도착해 출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의 ‘대남 투톱’으로 불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따른 문책설이 나돌았던 김영철은 현재 북한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정통한 대북소식통의 전언이 나왔다. 또 리선권은 총정치국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철은 현재 신병치료 등을 이유로 평양 특권층이 이용하는 봉화진료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김영철의 병세가 위중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며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것은 하노이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성 인사인 것이 맞지만 특권층이 이용하는 봉화진료소에 입원한 것을 볼 때 징계를 당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소식통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총정치국으로 발령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총정치국 발령도 당의 배려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영철 통전부장의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4일 러시아를 방문할 때 수행명단에 빠져 주목받았다. 김영철은 북미, 북중 정상회담의 외교 현장을 지켜온 인물로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길에 동행하지 않은 것은 당시 처음이었다. 

김영철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출국 환송식 사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신병이상설도 돌았다. 하지만 김영철은 이보다 앞서 4월 9일 평양에서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또 김영철은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 선출된 국무위원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기념촬영도 했다.  

정치국 확대회의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도 참석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하면서 참석자 명단을 일일이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후 북한은 지난달 10일 대남전략을 맡는 통일전선부장을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교체했다. 이는 국가정보원도 확인한 내용으로 김영철 통전부장의 교체는 향후 미국이나 한국을 상대로 하는 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지난해 9월 방북한 우리 기업인들에게 ‘지금 냉면이 목구명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면박을 준 일화로 유명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우리 통일부장관의 카운터파트이기도 하다.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이 지난 8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방문해 북측 인사에게 리 위원장의 안부를 물은 것도 이 때문이다.

리선권 역시 4월 10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중통이 보도한 기념사진에 리선권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에 조평통 위원장도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리선권은 총정치국으로 인사 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국내 일부 언론도 리선권 위원장이 교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신임 조평통 위원장에 누가 발탁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