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제작 은제 고리·철기류도 발굴돼
   
▲ 장수 삼고리 8호분에서 나온 토기들. 가야계 장경호·통형기대와 백제계 토기 장군(가장 왼쪽) [사진=전주문화유산연구원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전북 장수의 '삼고리 고분군'에서 1500년 전 만들어 진 가야계 토기와 백제계 토기인 장군, 은제 고리가 출토됐다.

문화재청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장수군 천천면 삼고리 산 76번지 삼고리 고분군 2차 발굴조사를 통해, 5∼6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 50여 점을 발굴했다고 24일 밝혔다.

삼고리 고분군은 지난 1995년 군산대박물관 발굴조사를 통해 가야계 무덤으로 판명되면서, 장수군 금강 상류 유역을 가야 문화권으로 보게 한 유적이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수혈식 석곽묘(竪穴式 石槨墓·구덩식 돌덧널무덤) 3기, 토광묘(土壙墓) 1기를 발굴했다.

수혈식 석곽묘는 강돌을 이용해 축조했고, 능선 경사면을 따라 조성했는데, 규모가 가장 큰 8호분은 석곽 길이 422㎝, 너비 92㎝, 잔존 높이 62㎝로 파악됐다.

유물은 가야계 물결무늬 장경호(長頸壺·목 긴 항아리)와 통형기대(筒形器臺·원통모양그릇받침) 7개 묶음과 장군, 다양한 철기류가 나왔으며, 장군은 물·술·간장 등 액체를 담는 데 쓰는 길쭉하고 입구가 작은 그릇이다.

방민아 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장군은 완주 '상운리 고분군', 군산 '산월리 고분군', 서울 몽촌토성 등 마한과 백제 무덤과 토성에서 주로 출토됐다"며 "가야 토기와 백제계 장군이 같이 나온 것은 이 지역에 거주한 집단이 다른 세력과 교류했음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9호분에서는 은제 고리 2점, 쇠도끼, 쇠화살촉, 토기와 재갈 같은 마구(馬具)가 발견됐고, 10호분에서는 작은 항아리 1점과 철모 1점이 나왔다.

지난해 1차 조사에선 석곽묘 12기와 토광묘 13기가 확인됐으며, 오방색을 칠한 채색 옥과 손잡이가 오각형인 칼 등이 발견됐다.

방 연구원은 "삼고리 고분군은 인근에 있는 '동촌리 고분군', '삼봉리 고분군'과 달리 지배계층 무덤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유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초기 철기시대 장수 '남양리 유적' 세력이 성장해 삼고리 고분군 일대를 지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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