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최고참 박한이(40)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박한이는 27일 오전 자녀를 등교시키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하던 중 오전 9시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냈다.

단순 사고가 아니었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박한이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5%,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이었다. 

오선 시간대임에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이렇게 높게 나타난 데 대해 박한이는 전날인 26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마친 뒤 자녀의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이 사고로 연결됐다. 

박한이는 삼성 구단에 사건 경위를 알렸고, 구단 측은 KBO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박한이는 고심 끝에 이날 곧바로 은퇴를 결심했다. 팀의 최고참이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로서 음주운전을 한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자 은퇴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박한이는 구단을 통해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면서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고 전했다.

2001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19시즌 동안 삼성 유니폼만 입고 뛴 '원 클럽맨' 레전드의 씁쓸한 퇴장이다. 박한이는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적을 내며 성실하게 선수생활을 해왔다. 7차례나 삼성의 우승을 함께 하면서 통산 2127경기 출장해 타율 2할9푼4리에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21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인 26일 키움전에서 9회말 대타로 등장,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삼성 팬들을 열광시킨 직후에 벌어진 일이라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