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대회 첫 승을 거두고 16강행 희망을 살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0으로 꺾었다. 수비수 김현우가 천금의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고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쇼가 눈부셨다. 

앞선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0-1로 졌던 한국은 남아공을 상대로 대회 첫 승을 신고,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F조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아르헨티나가 포르투갈을 2-0으로 누르고 2연승(승점 6)으로 조 선두를 지켰고, 한국은 포르투갈과 함께 승점 3이 됐으나 골 득실에서 앞서(한국 0, 포르투갈 -1) 2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6강 토너먼트 진출 희망을 키웠다. 이번 대회는 조 1, 2위가 16강에 오르고 조 3위 6개팀 가운데 상위성적 4개팀이 16강에 합류한다. 한국은 오는 6월 1일 아르헨티나와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데 비기기만 하면 16강이 거의 확실하고, 지더라도 승점 3을 확보해뒀기 때문에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한국은 장신 공격수 오세훈(아산, 193㎝)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이강인(발렌시아)을 공격형 미드필더, 조영욱(서울)과 엄원상(광주)을 좌우 날개에 배치했다. 중원은 정호진(고려대)과 김정민(리퍼링)이 더블 볼란테로 맡았고, 이재익(강원)-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최준(연세대)-황태현(안산)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이광연(강원)이 지켰다.

전반은 남아공이 주도권을 잡고 몰아붙였다.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남아공의 날카로운 슛이 나왔으나 이광연이 선방했다. 이후에도 남아공은 한국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찬스를 만들어 좋은 슛 장면을 몇 차례 만들었지만 이광연이 그 때마다 선방하며 위기를 넘겼다. 

비가 거세게 내려 수중전이 되면서 한국 선수들의 패싱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와중에 조영욱, 오세훈 등의 슛이 있었지만 전반에 유효슈팅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으로선 전반을 실점 없이 넘긴 것이 다행이었다.

후반 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이 중원 싸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남아공은 전반 많이 뛴 탓인지 체력이 떨어져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후반 7분 조영욱이 오세훈의 패스를 받아 좋은 위치에서 날린 슛이 허공으로 향했다. 후반 16분 정호진의 중거리 슛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고, 22분 이강인의 개인기에 이은 왼발슛은 수비수를 맞고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잦은 슈팅으로 무르익던 분위기가 선제골이란 결실로 나타났다. 후반 24분 김정민이 문전을 향해 찬 볼이 수비수 발 맞고 높이 떠올랐다. 공격에 가담해 있던 김현우가 볼에 대한 집중력을 보이며 상대 수비를 헤치고 점프, 헤딩슛을 했다. 볼은 절묘하게 남아공 골문 좌측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앙수비수 김현우에 의해 한국의 대회 첫 골이 터져나온 순간이었다.

리드를 잡자 한국은 더욱 기세를 끌어올려 추가골을 노렸지만 슛이 빗나가거나 상대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도 다 끝나가던 경기 막판, 남아공의 역습에 결정적인 헤딩슛을 허용했다. 이 위기마저 이광연이 감각적으로 몸을 날려 선방해냄으로써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