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기 제련로 총 25기…"밀집도 높은 철 생산지"
   
▲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 제련로 [사진=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고대 제철유적지인 충북 충주 칠금동에서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든 가마인 제련로(製鍊爐) 5기가 추가로 확인됐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충주 탄금대(명승 제42호) 남사면 구릉지에서 3∼4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1.3m 안팎 원형 제련로 5기를 더 찾아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진행한 조사를 통해 드러난 칠금동 유적의 백제 때 제련로는 모두 25기로 늘어났다.

김용민 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조사 구역은 북쪽과 서쪽이 높고, 남쪽과 동쪽이 낮다"며 "지대가 낮은 남쪽과 동쪽에 먼저 제철유적을 축조한 뒤, 북쪽과 서쪽은 나중에 제련로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학예연구관은 이어 "제련로가 수명이 다하면 폐기물을 쌓고, 그 뒤에 다시 제련로를 만든 것 같다"며 "북쪽과 서쪽에서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복잡하게 중복된 양상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앞서 지난해 11월 제련로 바닥 부분에서 목재를 치밀하게 채우고, 테두리에 말뚝을 박은 지하구조를 처음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또 "목제 지하구조는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목탄·점토·모래로 만든 하부구조 외에 또 다른 방습시설이 존재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학예연구관은 "일부 제련로는 불순물인 슬래그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 점토다짐으로 경사로를 조성하거나, 작은 구덩이를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목탄 탄소연대측정 결과에 따르면, 충주 칠금동은 100여년간 철 생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처럼 밀집도가 높은 고대 제철유적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에 추가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제철기술 복원실험, 자연과학 분석, 민속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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