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이은 악재에 코스닥 지수가 상승 모멘텀을 잃고 700선 박스권에 고착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바이오주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승리 사태’로 촉발된 YG 쇼크가 엔터주 전체로 번져가면서 코스닥 지수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에 따라 연초 상승분은 대부분 반납된 상황이다. 외인은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약 8127억원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이달부터 원화 약세가 부각되면서 매도 전환했다.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무려 8거래일 연속 약 5500억원어치를 물량을 내다팔았다.

   
▲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이 주로 매도한 종목들을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메디톡스 등 제약‧바이오주들이 많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닥 상승의 주역이었던 바이오주가 불과 4-5개월 만에 코스닥 하락의 주원인이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코스피 상장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검찰 수사 역시 바이오주에 악영향을 줬고,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파동과 거래정지 등 바이오주 전체적인 상황이 나빠졌다. 이로 인해 연초 42조원을 넘겼던 제약‧바이오 업종의 시가총액은 현재 40조원 밑으로 내려온 상태다.

코스닥에서 바이오와 함께 양대 성장 모멘텀으로 손꼽히던 미디어‧엔터주의 부진도 겹쳤다. 엔터주의 경우 연초 불거진 ‘승리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YG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엔터 업종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엔터주 전체적인 부진이 겹치면서 별다른 악재가 없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최근 다시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그나마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콘텐츠 업계 대장주인 스튜디오드래곤은 대작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방영 시작을 앞두고 오히려 부진한 주가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회당 3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까닭으로 분석된다.

게임주 역시 뚜렷한 호재가 없다. 특히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도록 권고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이 코스닥의 중소형 게임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질병 등록에 따라 게임사들에게 중독세를 징수할 경우 많으면 매출의 약 2% 정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코스피와 코스닥은 상승‧하락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똑같이 하락하더라도 코스닥의 낙폭이 훨씬 큰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코스피가 약 1% 내외로 하락한 한편 코스닥은 1.5%가 넘는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두드러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훨씬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바이오주‧엔터주‧게임주가 최근처럼 동반 하락세를 겪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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