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간담회서 정치적 얘기 적절치 않아"
野 "금권선거이며 부정소지 있어 사법당국 철저히 조사해야"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향해 요식업중앙회가 과거 선거에서 민주당을 도왔다며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꼭 주셔야 한다"고 요구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당 공천권에 '은밀한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당내외 관계자들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갈 회장은 지난 28일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간담회에서 "2017년 대선 때 우리 단체(한국외식업중앙회)가 5대 일간지에 1억원을 들여 지지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왼쪽)이 5월28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갈 회장은 이어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우리 단체가 새벽까지 (선거) 운동을 해서 (비례대표 순번에서) 12등을 했는데 결과는 28등이었다"며 "기만을 당했다. 우리를 앞세워 필요할 땐 부르고 그렇지 않을 때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이익단체 대표가 선거 때 공을 세웠으니 공개적으로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한다는 모습에, 이를 옆에서 듣던 이 대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어색한 웃음만 지었다.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이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요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일축하고 "정책 간담회에서 그런 말을 왜 하는 것이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한국 외식업 중앙회 간담회에서도 여러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많이 들었다"며 "최저임금과 관련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지만 정책간담회에서 정치적 얘기를 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어제 요식업중앙회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언론이나 다른 외부인들이 다 보고 있는데 모두 발언에서 그런 말을 하냐"며 "이런 일이 종종 있는데 이익단체는 자신들을 위한 각종 얘기를 한다"며 여당을 옹호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 또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외식업계를 신경써 달라는 말이었지 진짜 공천을 달라는 말은 아니었다"며 "제갈 회장이 인삿말을 하다보니 좀 더 과장된 표현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반해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선거가 돈을 매개로 비례대표를 약속한 금권 선거이며 부정 선거 소지가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은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비례대표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 같은 부조리로 볼 때 비례대표는 없애야 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당론"이라며 "국회의원 정원을 10% 줄여 270석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 증거가 추가로 생겼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외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한 여야의 적지 않은 대치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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