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LG산전 등 거쳐…2016년부터 현대엘리 대표이사 역임
생전 해외시장 진출 등 다각도 성장전략 모색
   
▲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사진=현대엘리베이터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가 급성 뇌출혈로 작고했다. 올해 베트남에 통 큰 투자를 하며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었기에 예상 못한 비보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9일 “장 대표가 지난 10일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1946년 평안남도 남포 출생으로 서울사대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했다. 1973년 럭키(현 LG화학)에 입사한 후 금성사(현 LG전자) 해외영업담당상무,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전무, LG산전 빌딩설비사업본부장(부사장), LG-OTIS 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6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수필가 고 장영희 교수의 친오빠이기도 한 그는 지난 9일 장 교수의 10주기 행사에 참석한 이튿날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장 교수 10주기를 기리며 동생의 사진을 보여주는 등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 대표는 올해 해외시장 진출 등 다각도의 성장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약기를 만들어 냈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취임 직후인 2016년 4월 그는 ‘세계화’ 선포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 매년 2개, 모두 10개 법인 신설을,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액을 3조6000억까지 늘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승강기 제조업체의 국내 진출로 국내 승강기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승강기 생산·판매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 등이 주요 경쟁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점유율은 현대가 43.7%, 티센크루프가 20% 초반, 오티스가 10%대를 차지한다. 국내 승강기 시장은 도시 인구밀도 등에 따라 고층 빌딩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데다 기설치 된 엘리베이터 수량이 많아 유지보수 시장 잠재성이 커 해외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해외 매출 비중도 2016년 18%, 2017년 14%, 지난해 12%로 감소세를 보여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장 대표는 중국 상하이 금산공업구 연간 생산량 2만5000대 규모 신공장 착공, 태국 법인 설립 등으로 해외 신시장 개척 청사진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약 280억원을 투자해 호아빈건설그룹(HBC) 지분 11.3%를 취득하는 등 지분투자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베트남 호치민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전략적 제휴 체결식에서 “최고 기술력을 갖춘 호아빈건설그룹과 전략적 제휴는 베트남 시장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Go! Global’(가자 세계로)이라는 현대엘리베이터의 비전을 향한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에 오른 후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이루며 해외시장 확대에 한발 다가갔지만 장 대표는 끝내 타계해 세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한편 장 대표의 장례절차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23호)이며 발인은 31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충청남도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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