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과 리버풀의 결승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토트넘 선발 공격진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팀 주포 해리 케인의 기용법과 손흥민-루카스 모우라 가운데 누구를 선발로 내세울 것이냐가 주된 논쟁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케인과 손흥민을 선발 기용하고 모우라를 벤치 대기시키는 선택을 했다. 손흥민 선발은 옳았고, 케인 기용은 무리수이자 실패작이었다.

토트넘은 2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과 결승전에서 0-2로 졌다. 사상 처음 결승까지 오른 김에 구단 역사에 영원히 남을 첫 우승을 노렸던 토트넘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토트넘은 이날 발목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공백이 있었던 케인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켜 이른바 'DESK' 공격진을 풀가동했다.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케인이 모두 출격했다. 

앞선 아약스와 4강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해내며 역전 결승 진출에 가장 큰 공을 세웠던 모우라가 선발에서 빠졌다. 모우라를 선발로 기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많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그래도 팀내 최다득점자인 골잡이 케인을 외면하지 못했다.

   
▲ 사진=토트넘 공식 SNS


결정적 패착이 케인 기용이었다. 토트넘이 경기 시작 2분만에 살라의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면서 끌려간 가운데 케인은 전반 내내 슈팅 한 번 때리지 못했다. 몸놀림은 예리하지 못했고, 수비에 봉쇄돼 전방을 헤집지도 못했다. 케인이 공간 확보를 못해주자 손흥민 등 주위 공격수들의 활로도 막히는 부작용이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에도 계속 케인을 뛰게 하면서 후반 20분 윙크스 대신 모우라를 교체 투입했다. 그나마 모우라가 투입되고 나서는 토트넘의 스피드 있는 공격이 살아났고, 손흥민에게 슈팅 기회도 많이 찾아왔다. 손흥민도 볼을 잡으면 전방으로 패스하거나 측면으로 나가 돌파하는 대신 직접 과감한 슛을 날려 무기력한 케인의 역할을 대신했다.

골에 근접했던 손흥민의 슈팅이 잇따라 상대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에 막힘으로써 토트넘은 끝내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고, 후반 42분 리버풀 오리기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케인은 분명 토트넘 최고의 공격수요 골잡이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케인은 최악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 결과는 허망한 0-2 패배로 나타났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케인 대신 모우라를 손흥민과 함께 선발 출전시켰다면 경기 양상은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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