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시즌 2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모두 한국 선수들 차지가 됐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 6732야드)에서 열린 2019 LPGA투어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와 버디 4개로 1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가 된 이정은은 유소연(메디힐), 렉시 톰슨(미국), 엔젤 인(미국) 등 공동 2위 그룹(4언더파 280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인상돼 100만달러(약 11억9000만원)나 돼 이정은은 두둑한 우승 상금도 손에 넣었다.

   
▲ 사진=LPGA 공식 트위터


'이정은6'로 잘 알려진 이정은은 올해 LPGA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루키다.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1위로 통과해 투어 출전권을 따냈으며 지난 2월 시즌 첫 대회였던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5월초 메디힐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는데, 첫 LPGA투어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해 놀라움을 안겼다. 올 시즌 신인왕은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정은이 통산 10번째다. 1998년 박세리가 길이 남을 명승부를 펼치며 첫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등 스타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정은이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지난 4월 열린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고진영이 우승한 데 이어 이정은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메이저대회 정상에 연이어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날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6위로 이날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이정은은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출발은 불안했다. 하지만 2번홀(파4) 버디로 아쉬움을 금방 털어냈고 이후 전반 9번홀(파4) 내내 파 행진을 벌이며 선두권을 추격의 힘을 잃지 않았다. 

후반 첫 번째 홀인 10번홀(파4)에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번째 샷이 러프에 빠졌지만 3번째 샷을 절묘하게 구사해 깃대를 맞히며 홀컵 옆에 바짝 붙였다. 파로 위기를 넘긴 이정은은 기세를 몰아 11번홀(파3)에서 멋진 티샷과 퍼팅으로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불붙은 이정은의 샷 감각은 12번홀(파4) 버디로 이어졌다. 세번째 샷을 홀 컵 가까이 떨어트려 가뿐하게 버디를 추가하며 드디어 단독 선두로 나서는데 성공했다.

이제 선두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가운데 이정은의 기세에 눌린 경쟁자들은 백스텝을 밟았다. 1위 경쟁을 하던 제이 마리 그린(미국)이 12번홀 보기를 범했고, 이정은은 15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3타차로 달아났다.

이정은이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하는 사이 2타 차로 쫓겼다. 큰 승부를 벌이면서 긴장한 탓인지 이정은은 17번홀(파3)에서는 파를 잡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한 타를 잃었다. 이 때까지 이정은은 6언더파로 선두는 지켰지만 셀린 부티에(프랑스)에 단 1타만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부티에가 18번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져 이정은의 감격적인 우승이 확정됐다.

유소연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전했다.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범했지만 버디 4개를 잡아 1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4언더파로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부티에는 최종 3언더파로 공동 5위로 밀려났다.

박성현(솔레어)이 1언더파로 재미교포 지나 김(19·아마추어), 호주교포 이민지(23) 등과 함께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나 김은 아마추어 선수 중 최고의 성적을 냈다.

박인비(KB금융그룹)는 이븐파로 고진영(하이트진로), 김세영(미래에셋)과 함께 공동 16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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