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강동·서초 아파트값 상승…최근 3주간 일산 0.14%↓
전문가 "더 하락할 가능성 커…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 마련 시급"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서울 아파트값이 28주째 하락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강남4구 아파트값만 31주 만에 일제히 상승해 이목을 끌고 있다. 반면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기존 신도시들의 아파트 값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서울 아파트값이 28주째 하락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강남4구 아파트값만 31주 만에 일제히 상승해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1% 하락했다. 재건축 시장은 0.10% 올랐으나 일반 아파트는 0.03% 떨어졌다. 재건축은 전주보다 0.04%포인트 올랐고 일반아파트는 0.01%포인트 하락폭을 확대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송파·강동·서초)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0.06%) △송파(0.03%) △강동(0.02%) △서초(0.01%)로 나타났다. 전주에는 강동구 변동률이 -0.22%, 서초구가 0%를 기록했다. 자치구 4곳이 모두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31주 만에 처음이다.

실제 강남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대치역 앞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차 중대형 면적(113㎡ 기준)이 5000만원 가량 상승했고, 구룡역 앞 개포동 주공1단지(60㎡ 기준) 는 3500만~5000만원 올랐다. 주공고층1단지는 25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송파는 잠실역 앞 잠실동 주공5단지(113㎡ 기준)와 송파동 삼성래미안(112㎡ 기준) 등이 500만~1000만 원 올랐다. 잠실동 주공5단지는 집값 바닥론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일부 단지는 추격 매수세도 보이고 있다"며 "3기 신도시 확정으로 '서울 집값 바닥론'이 퍼진 탓"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기조가 아직 완강한 만큼 상승장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 지난달 25일 고양시 일산 동구청앞에서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한 경기도 일산·운정 주민들이 '3기 신도시 철회'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일산 아파트 매매가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최근 3주간(5월17~31일) 0.14%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낙폭인 0.0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락폭은 지난달 17일 0.03%로 서울(-0.02%)을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24일 0.05%로 확대되고 31일에는 0.06%로 다시 커졌다. 서울은 24일 이후 하락폭이 2주 연속 0.01%에 머물러 있다.  

단지별로는 주엽동 문촌15단지부영(70㎡ 기준)과 강선14단지두산(84㎡ 기준)을 비롯해 일산동 후곡마을 11단지주공(72㎡ 기준) 등이 지난주(31일 기준) 250만~1375만원 가량 떨어졌다. 마두동 강촌6단지한양과 백석동 백송3단지우성한신도 24일 기준 250만~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일산 아파트값의 하록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3기 신도시 공급 물량 부담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을 비롯한 신도시 등 전국 주택시장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진단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앞서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가 일산·검단 등 기존 신도시 주택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체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고 있어 일산이 큰 기조에 벗어나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산의 아파트 값의 낙폭이 매주 커지고 있고, 강남4구는 상승하고 있다.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파트 물량 공급 부담으로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이러한 현실에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기존 신도시들의 아파트 값이 하락세에 접어든 상태인데 이런 추세라면 향후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나서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고, 또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교통대책 등 방안을 하루 빨리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일산·운정·검단지역 주민들은 오는 9일 오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에 위치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지역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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