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권거래세 0.05% 인하방침을 담은 증권거래세법 시행령이 오늘부터 공식 시행된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기업 실적 부진 등의 악재가 겹쳐 무려 125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지난달 증시의 부진이 거래세 인하로 만회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증권거래세가 0.05% 인하된다. 증권거래세법 시행령은 이날 부로 23년 만에 개정돼 공식 시행된다. 주식거래는 매매계약 후 결제까지 3거래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난달 30일 매매 체결분부터 인하된 세율이 적용됐다. 

   
▲ 사진=연합뉴스


세부 내용을 보면 코스피 거래세율은 0.15%에서 0.10%로, 코스닥은 0.30%에서 0.25%로, 비상장주식 장외 시장인 K-OTC는 0.30%에서 0.25%로 각각 0.05%포인트 내려간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는 0.30%에서 0.10%로 0.2%포인트 인하된다. 

이번 세금 인하로 줄어드는 세수는 연간 1조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신 증시 거래 활성화로 부족한 세수를 메울 수 있으리라는 것이 당국의 기대다. 

지난 5월 국내 증시는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1595조 5761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24조 7396억원 급감했다. 코스피 시총은 102조 8335억원, 코스닥 시총은 21조 9061억원 각각 줄었다.

52주 신저가 종목도 다수 나왔다. 지난 5월 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309개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코스피 종목이 129개였고 코스닥은 180개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장종목이 2242개인 것을 고려했을 때 13.80% 비중이다. 즉, 상장종목 7개 중 1개꼴로 지난달에 신저가를 기록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와 같은 침체가 거래세 인하를 기점으로 호전될 수 있을지 시장의 기대감이 집중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에 시장이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거래세 인하 효과가 체감되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증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거래세 인하 적용 첫날인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약 4억 6185만주를 기록해 전날보다 21% 늘어난 모습이다. 거래대금도 6% 증가한 4조 9788억여원을 기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거래세 인하가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거래 규모가 큰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 개인보다 더 큰 혜택이 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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